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한 딸기 재배 농가의 모습. /사진=뉴스1
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한 딸기 재배 농가의 모습. /사진=뉴스1
올해 초 경남 김해 딸기 농가 단지에서 출하를 앞둔 딸기 2500만원어치가 도난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가운데, 딸기가 사라진 지 보름이 지나서야 경찰이 피해조사에 나서 늑장 수사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16일 김해서부경찰서에 따르면 딸기 절도 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난해 12월 31일부터 올해 1월 1일 사이 새벽 시간대다. 피해 농민들은 절도사건이 발생한 바로 다음 날인 2일 경찰과 면사무소 등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은 15일 언론보도가 나기 시작하자 사건이 발생한 지 보름 만에 김해 한림면 시산리 딸기 시설하우스 피해 농민들을 직접 만나 관련 피해 물량 조사와 증거물 확보에 들어갔다.

피해 물량은 시설하우스 8개 농가, 비닐하우스 11동이다. 딸기 2t가량이 한꺼번에 사라져 피해 금액만 2500만원으로 추산됐다.

경찰은 절도사건 발생 즉시 수사에 착수하지 않은 채 피해지역 농가 순찰 활동만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절도 사건이 발생한 당시 농민들 피해 진술로는 순찰만 강화해 달라는 요구가 있어서 정상적인 수사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피해 농가에 형사 2개 팀을 투입해 피해 농민, 주변 딸기 노상 판매상을 조사했으며 현장 주변 도로 진출입로 CCTV를 증거물로 확보해 분석 작업에 들어갔다.

경찰과 면사무소는 범행 당시 여러 명이 동원돼 새벽 시간에 시설하우스에 직접 들어가 등산용 헤드랜턴을 켜고 딸기를 직접 따거나, 공판장 출하용으로 보관해둔 딸기를 통째로 가져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피해 농민들은 딸기 절도 사건 이후 한겨울 추위 속 농막에서 새우잠을 자며 농산물 지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피해 농민은 "딸기는 생물인데 사건이 발생한 지 보름이 지났다"며 "증거물도 다 사라졌을 텐데 뒤늦게 허둥지둥 수사하는 것이 황당하다"고 전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