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 절반가량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세계 경제가 둔화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와 함께 세계 각지에서 빚어지는 무력 분쟁 등 지정학적 갈등이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글로벌 회계·컨설팅기업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15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막한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글로벌 CEO 47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는 작년 10~11월 세계 105개국에서 활동하는 CEO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PwC는 매년 다보스포럼 개막 첫날 CEO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한다. 올해가 27번째다.

응답자의 45%는 올해 세계 경제가 작년보다 둔화할 것이라고 답했다. 작년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35%,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은 16%였다. 밥 모리츠 PwC 회장은 “경기가 전년 대비 둔화할 것이라는 응답이 작년(73%)보다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경기 비관론이 낙관론을 앞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보스포럼 주최 측이 이날 세계 경제학자 50명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에서도 경제학자의 56%는 올해 세계 경제의 성장력이 약화할 것이라고 답했다. 경제학자의 70%는 미·중 패권 경쟁과 함께 세계 곳곳에서 지정학적 갈등이 경제권역을 분열시키는 현상이 올해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CEO 응답자의 58%는 인공지능(AI)이 1년 내 제품·서비스 품질을 높일 수 있다고 답했다. 70%는 향후 3년 내 AI가 기업의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응답자의 25%는 “AI 도입에 따라 올해 인력을 5% 감축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다보스=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