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장기채에 꽂힌 개미…시장금리는 되려 반등
개인 투자자들이 미국 장기채 상품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머지않았다는 분석에서다. 하지만 최근 시장금리가 반등하고 있어 투자시기를 조율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16일 오후 1시 기준 'KODEX 미국채울트라30년선물(H)' 상장지수펀드(ETF)는 1.04% 하락한 8100원에 거래 중이다. 올해 들어 5.26% 하락했다. 같은 기간 'TIGER 미국채30년스트립액티브(합성H)'와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도 각각 9.01%, 5.39% 내렸다. 모두 미국 장기국채에 주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이들 ETF의 가격은 하락은 시장 금리 반등에서 비롯됐다. 16일(현지시간) 10년 만기 미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12bp(1bp=0.01%) 급등한 4.066%를 기록했다. 30년 만기 금리도 약 10bp 오른 4.305%에 거래됐다. 지난해 말 3.743%까지 하락했던 10년 만기 미국채 금리는 최근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채권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하락한다.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해 말부터 장기채 ETF를 대거 매수하고 있다. 결국 기준금리는 내려올 것이란 분석에서다. 지난해 12월부터 이날까지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채권형 ETF는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로 52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TIGER 미국채30년스트립액티브(합성 H)도 220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채권 상품에서 레버리지·환차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도 많았다. 지난해 국내 투자자들은 20년 이상 미국채 수익률의 3배를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20년 국채 불 3X ETF'(TMF)를 11억1412만달러 어치 순매수했다. 미국 전체 주식 중 가장 많이 사들인 상품이었다. 일본 엔화로 미국채에 투자하는 'KBSTAR 미국채30년엔화노출(합성 H)'도 지난해 27일 상장한 이후 지금까지 251억 원어치의 개인 투자자금이 몰렸다. 엔화 가치가 크게 떨어져 있는 만큼 채권 가치 상승과 엔화 환차익까지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섣불리 장기채 상품에 투자하긴 이르다고 조언한다. 최근 연방준비제도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이 이어지는 등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16일 크리스토퍼 윌러 미 중앙은행 이사는 "인플레이션이 낮게 지속될 때까지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전날 80%에서 65.2% 수준으로 낮아졌다.

임재균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연준 인사들의 발언을 고려하면 금리인하 시점은 하반기에나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전효성 기자 z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