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빅테크 비중, 반발심리에 동일 가중 ETF 호황 [글로벌 ETF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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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의 미국 빅테크에 쏠렸던 글로벌 투자 자금이 분산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정 기업에 투자금이 몰리는 '쏠림 현상'이 심화한 탓에 시장에 거품이 끼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대안으로 동일한 비중으로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순유입액은 증가하는 모습이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ETF 전문 조사기관 베타파이를 인용해 올해 들어 글로벌 투자 자금이 S&P500 동일 가중 ETF로 유입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S&P500 지수에서 소수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과도하게 커졌다는 우려가 커져서다.
올 초부터 이날까지 '인베스코 S&P500 동일 가중 ETF(RSP)'에는 지난해 말 운용자산(AUM)의 39.7%에 달하는 129억달러가 순유입됐다. RSP는 S&P500 편입 기업을 동일한 비중으로 투자하는 ETF다. 유럽 증시에 상장된 '엑스트렉커즈 S&P500 동일 가중 ETF(XDEW)'에도 20억달러 순 유입하며 AUM이 57억달러로 증가했다.
S&P500 지수에서 소수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데 따른 대응이다. S&P 다우존스 지수에 따르면 S&P500 지수에서 상위 10대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초 25.5%에서 지난해 11월 32.8%까지 증가했다. 1970년 이후 최대치다. 이후 과매수 우려가 커지며 비중은 32.1%로 소폭 하락했다.
리처드 번스타인 투자자문사의 최고 투자책임자(CFO)인 단 스즈키는 "역사적으로 소수 종목의 집중도가 이렇게 극단적으로 높았던 적은 없다"며 "포트폴리오를 기계적으로 다각화하는 게 오히려 합리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알파벳(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테슬라 등 미국 증시 상승을 이끈 7개 종목인 '매그니피센트 7'의 시가총액은 지난해부터 급격히 증가했다. 작년 말 기준으로 7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독일과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증시의 시가총액을 합친 값인 5조 4000억달러와 맞먹는다.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막대한 투자금이 유입됐다. 빅테크에 자금이 몰리자 미국 증시도 덩달아 활황세를 보였다. MSCI 세계 지수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40%대에서 올해 초 62.6%로 치솟았다.
소수 종목이 시장 유동성을 흡수하면서 시장 내 거품이 끼었다는 우려가 커졌다. 이에 따라 기계적으로 자금을 골고루 분배하려는 투자심리가 반등했다. 거품이 언제든 꺼질 수 있으니 분산투자로 이를 방어하려는 목적이다.
펀드평가업체 모닝스타의 북미 패시브 전략 책임자인 브라이언 아머는 "2000년대 닷컴 버블이 붕괴한 뒤 10년간 미국 증시가 쇠락한 것을 고려하면 버블에 대한 경계심이 큰 것도 이해가 간다"며 "지금부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서 빅테크 비중을 줄이는 게 더 좋은 방식이다"라고 말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ETF 전문 조사기관 베타파이를 인용해 올해 들어 글로벌 투자 자금이 S&P500 동일 가중 ETF로 유입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S&P500 지수에서 소수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과도하게 커졌다는 우려가 커져서다.
올 초부터 이날까지 '인베스코 S&P500 동일 가중 ETF(RSP)'에는 지난해 말 운용자산(AUM)의 39.7%에 달하는 129억달러가 순유입됐다. RSP는 S&P500 편입 기업을 동일한 비중으로 투자하는 ETF다. 유럽 증시에 상장된 '엑스트렉커즈 S&P500 동일 가중 ETF(XDEW)'에도 20억달러 순 유입하며 AUM이 57억달러로 증가했다.
S&P500 지수에서 소수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데 따른 대응이다. S&P 다우존스 지수에 따르면 S&P500 지수에서 상위 10대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초 25.5%에서 지난해 11월 32.8%까지 증가했다. 1970년 이후 최대치다. 이후 과매수 우려가 커지며 비중은 32.1%로 소폭 하락했다.
리처드 번스타인 투자자문사의 최고 투자책임자(CFO)인 단 스즈키는 "역사적으로 소수 종목의 집중도가 이렇게 극단적으로 높았던 적은 없다"며 "포트폴리오를 기계적으로 다각화하는 게 오히려 합리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알파벳(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테슬라 등 미국 증시 상승을 이끈 7개 종목인 '매그니피센트 7'의 시가총액은 지난해부터 급격히 증가했다. 작년 말 기준으로 7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독일과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증시의 시가총액을 합친 값인 5조 4000억달러와 맞먹는다.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막대한 투자금이 유입됐다. 빅테크에 자금이 몰리자 미국 증시도 덩달아 활황세를 보였다. MSCI 세계 지수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40%대에서 올해 초 62.6%로 치솟았다.
소수 종목이 시장 유동성을 흡수하면서 시장 내 거품이 끼었다는 우려가 커졌다. 이에 따라 기계적으로 자금을 골고루 분배하려는 투자심리가 반등했다. 거품이 언제든 꺼질 수 있으니 분산투자로 이를 방어하려는 목적이다.
펀드평가업체 모닝스타의 북미 패시브 전략 책임자인 브라이언 아머는 "2000년대 닷컴 버블이 붕괴한 뒤 10년간 미국 증시가 쇠락한 것을 고려하면 버블에 대한 경계심이 큰 것도 이해가 간다"며 "지금부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서 빅테크 비중을 줄이는 게 더 좋은 방식이다"라고 말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