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과 연결된 100여대 로봇이
실내 3D 지도 보고 커피·택배 배달
인간 눈과 팔 가진 로봇 연구도 가속
"디지털 트윈, 사회 인프라 역할할 것"
이동환 네이버랩스 책임리더는 17일 “네이버의 쇼핑, 페이, 부동산 등 온라인 서비스를 오프라인으로 넓히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며 “로보틱스와 디지털 트윈, AI 모두 이 목표와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랩스는 로봇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접점으로 생각하고 있다. 온라인과 연결된 로봇이 오프라인에서 사람과 상호작용하면서 네이버의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다는 얘기다. 네이버 사옥을 돌아다니며 커피, 음식, 택배 물품을 전달하는 ‘루키’도 이런 목적에서 제작됐다.
로봇이 움직이려면 지도가 필요하다. 로봇이 현재 위치를 파악하고 목적지를 찾기 위해서다. 그는 “처음에는 로봇이 이동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개발했다”며 “네이버랩스가 개발하는 디지털 트윈은 로봇을 위한 지도를 만드는 것에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디지털 트윈은 작게는 건물, 넓게는 도시 전체를 온라인 공간에 구현한 것이다. ‘쌍둥이’라는 이름답게 온·오프라인이 상호작용할 수 있다. 현실의 물체가 움직이면 디지털 지도에 반영된다. 반대로 온라인과 연결된 기기, 로봇 등을 제어하는 일도 가능하다. 1784 건물은 디지털 트윈을 구축해 100대 이상의 로봇이 자신들의 위치를 파악하고 목적지까지 찾아갈 수 있다.
네이버가 만든 서울시의 디지털 트윈은 건물을 지을 때 일조량을 분석하거나 비가 많이 올 경우 침수 지역이 어딘지 테스트하는 등의 용도로 활용된다. 네이버는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5개 도시에 디지털 트윈을 구축하기로 사우디 정부와 계약하기도 했다. 이 책임리더는 “디지털 트윈 자체가 사회 인프라 역할을 할 수 있다”며 “기술이 발전할수록 현실에 가까운 가상 공간을 구현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봇이 움직이기 위해선 AI도 필수적이다. 최근 네이버랩스 유럽은 3차원(3D) 비전 파운데이션 모델인 ‘크로코’를 발표했다. 사람이 양안을 이용해 공간감을 느끼는 것처럼 동일 공간을 다른 시점에서 찍은 이미지를 AI에 학습시켰다. 이 모델을 이용하면 로봇은 카메라로 받아들인 평면 이미지에서 거리 등 공간 정보를 추론할 수 있다. 라이다(LiDAR) 같은 값비싼 장비가 없어도 정밀한 작업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이 책임리더는 “사물을 구분하거나 사람의 자세를 이해하는 등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이버랩스가 이동 다음으로 고민하는 분야는 물체를 갖고 다루는 기능이다. 네이버랩스는 로봇팔 ‘앰비덱스’를 통해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 책임리더는 “로봇에 팔과 손이 추가된다면 할 수 있는 일이 훨씬 많아진다”며 “로봇과 인간이 상호작용하기 위해선 로봇팔의 무게를 더 줄여 안전성을 높여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