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인텔에 지난해 기준 반도체 공급사 매출 1위 자리를 내줬다.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인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부진한 영향이 컸다.

17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은 5330억달러(약 715조원)를 기록했다. 2022년 매출 대비 11.1% 감소했다.

지난해 D램 매출은 38.5% 줄어든 484억달러, 낸드플래시 매출은 37.5% 감소한 362억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비해 시스템 반도체(메모리 반도체를 제외한 제품) 매출은 3% 줄어드는 데 그쳤다.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업황 부진으로 매출 상위 기업 순위에 변동이 발생했다. 인텔은 2년 만에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를 탈환했다. 지난해 인텔 매출은 전년 대비 16.7% 줄어든 487억달러, 삼성전자 매출은 37.5% 빠진 399억달러였다. 미국 퀄컴이 290억달러로 3위를 유지했고 브로드컴(256억달러)이 6위에서 4위로 올라섰다.

엔비디아(240억달러)는 2022년 12위에서 2023년 5위로 수직 상승했다. 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2022년 4위였던 SK하이닉스는 작년 매출이 228억달러로 전년보다 32.1% 줄었다. 순위도 6위로 밀렸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