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 찾는 유가"…홍해 긴장 속 혼조 마감 [오늘의 유가]
WTI 0.4% 하락·브렌트유 0.2% 상승
중동 위기에도 유가 방향 못찾아
달러 강세, 유가 압박


국제유가는 중동 정세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보합권에서 혼조 마감했다.

1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28센트(0.39%) 하락한 72.4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증시는 전날 마틴 루서 킹의 날로 휴장하면서 WTI 선물에 대한 주요 결제가 이뤄지지 않았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 브렌트유 2월물은 14센트(0.2%) 상승한 배럴당 78.29달러로 마감했다. 전날의 하락 폭과 같은 수준이다. 브렌트유는 이날 장중 최고 1달러 상승했지만, 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쳤다.
"방향 찾는 유가"…홍해 긴장 속 혼조 마감 [오늘의 유가]
톨토이즈 캐피탈의 밥 서멀 전무이사는 로이터통신에 "유가는 방향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유가는 상대적으로 하방 압력을 받았다. 원유는 달러화로 거래돼 달러 가치가 오르면 해외 트레이더들의 원유 수요가 줄어든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달러는 강세를 보였다. 지난해 11월 말 Fed의 ‘피벗(통화 정책 전환)’을 기대하게 했던 크리스토퍼 윌러 Fed 이사가 이날 ‘매파(통화긴축)’성 발언으로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기 때문이다.

그는 브루킹스 연구소 주최 행사에서 인플레이션이 Fed의 목표치인 2%에 근접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확실히 낮게 지속할 수 있을 때까지 금리를 인하하기 위해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XS닷컴의 사머 하슨 애널리스트는 "미국 인플레이션 지표와 홍해의 군사적 긴장이 올라가면서 금리 경로에 대한 시장 전망이 다시 그려지고 있다"며 "이런 현상은 미국 국채금리 상승으로 반영됐고 미국 달러화 강세로도 일부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중동지역 원유 수송로를 둘러싼 지정학적 갈등은 지속되고 있다. 미국은 홍해를 항해하는 선박을 위협하는 예멘 후티 반군에 세 번째 공격을 감행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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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영국은 지난 11일 호주, 바레인, 캐나다 등 동맹의 지원을 받아 홍해에서 상선 활동을 공격해 온 후티 반군 본거지에 대해 공습을 단행했다. 이어 지난 14일에도 홍해에서 미군 함을 향해 날아오는 후티 반군의 순항 미사일을 격추했다.

또한 미국은 최근 홍해에서 이란의 신형 재래식 무기를 압수했다고 밝혔다. 홍해를 항해하는 선박들을 위협하고 있는 후티 반군이 행선지였던 선박이었다.

후티 반군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이날 홍해 남쪽 예멘 앞바다에서 그리스 화물선이 반군 후티의 미사일에 맞았다. 그리스 당국은 공격받은 화물선의 선명은 '조그라피아호'로, 우크라이나인 20명과 필리핀인 3명, 조지아인 1명이 승선했다고 확인했다.

티케 캐피털 어드바이저스의 타리크 자히르 매니징 디렉터는 "홍해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감을 고려하면 이날 약세는 일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