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NVIDIA, AI바이오 기폭제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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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호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의 ETF 심층해부
AI 바이오 촉매제 ‘바이오니모’
ARKG ETF ‘리커젼’ 비중 지속 확대
AI 바이오 촉매제 ‘바이오니모’
ARKG ETF ‘리커젼’ 비중 지속 확대
헬스케어 산업 내 가장 큰 이벤트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가 1월 8일~11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렸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주요 성과와 로드맵을 공유하는 자리다. 같은 기간 진행되었던 테크(Tech) 전시회 CES와 마찬가지로 주요 키워드 중의 하나로 ‘AI(인공지능)’가 주목받았다. 특히 인공지능 반도체를 주도하고 있는 NVIDIA의 AI 바이오 플랫폼 ‘바이오니모(BioNeMo)’의 발표는 AI 바이오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알리는 이벤트였다.
AI 바이오는 크게 이미지 처리와 신약 개발 플랫폼으로 나눌 수 있다. ‘AI로 암을 정복한다’라는 비전으로 코스닥에 상장된 ‘루닛’은 이미지 처리의 대표적인 기업이다. 루닛의 Insight 기술은 영상의학에 해당하는 이미지 판독에 있어 정확도를 20% 향상 시키고 검진 결과 수령 속도를 10배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루닛 SCOPE는 조직 내 종양침투림프구 분포를 분석하여 어떤 환자에게 면역항암제를 투여하면 반응률이 좋을지 구분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제공한다.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발표한 NVIDIA의 ‘바아오니모’는 인공지능 신약 개발 플랫폼이다. 우리 몸을 형성하고 있는 조직은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다. 단백질은 20개 고유 아미노산의 조합인데 어떻게 배열하는지에 따라 성질이 달라진다. 생성형 AI는 연구자의 조건에 맞춰 거의 무한대의 독특한 특성을 지닌 단백질을 설계 및 생성해 준다. 또 임상 모집단을 세분화하여 어떤 대상에 최적화될지도 판별해준다. 일반적으로 신약을 개발하는데 막대한 투자비와 함께 임상까지 약 14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인공지능 기술은 이러한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이오니모는’ 신약 개발 연구자에게 맞춤형 AI 모델을 제공하게 되는데 NVIDIA는 이미 12개 이상의 바이오 기업과 연구기관에 생성형 AI 모델과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암젠(Amgen)을 비롯한 다수의 비즈니스 협업을 발표했는데 테크 바이오 기업 ‘리커젼(Recursion Pharmaceuticals, RXRX)’과의 협업이 주목받았다.
리커전은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 업체로 자체 개발 뿐만 아니라 외부 업체들이 신약을 설계하고 개발하는데 필요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그리고 데이터셋(Data set)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NVIDIA는 지난해 7월 ‘바이오니모’를 통한 학습과 신약 개발을 조건으로 이미 5000만 달러의 투자를 단행했다. 리커젼의 2만3000TB(테라바이트)에 달하는 바이오 신약 개발 데이터와 주당 220만회의 실험이 탐났던 것이다. NVIDIA는 이번 콘퍼런스에서 바이오니모에 탑재된 리커젼 Phenom-Beta AI 모델을 발표하며 그 성과를 공유했다.
AI 바이오 리커젼(RXRX)의 기업 가치를 알아본 곳은 NVIDIA뿐만은 아니었다. 캐시 우드의 ‘ARK Genomic Revolution ETF(ARKG)’에서도 5.07%로 네 번째 비중으로 투자하고 있다. 2021년 이후 지속해서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리커젼 외에도 Veracyte(VCYT), CRISPR Therapeutics(CRSP), Teladoc Health(TDOC) 등 AI 바이오 기업으로 알려진 다수의 종목에도 투자하고 있다.
연초 이후 S&P500은 -0.08%, 나스닥은 -0.45%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 반면에 Health Care Select Sector SPDR Fund(XLV), Vanguard Health Care ETF(VHT)는 각 2.42%, 2.02% 상승했다.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효과도 있었을 것으로 평가되지만 연초 성과가 해당 연도 전체를 설명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빅테크 중심의 2023년도 주식시장이었다면 2024년은 빅파마(대형 제약·바이오 헬스케어 기업)의 한 해가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방어적인 성격의 헬스케어 업종이 AI의 등장으로 성장주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신성호 연구위원 s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