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연 원장 "정부 우주개발 계획 다 선언적…안 한 것 많아"
"우리나라 우주개발 계획의 특징은 다 선언적이라는 것이다.

아르테미스 계획도 참여를 선언했지만, 아직 실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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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은 18일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한국이 우주개발에 일관되게 투자하고 있지만 선언적 계획에 머물러 눈에 보이는 것 이외에 실제로 이뤄지지 않는 것이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원장은 한국이 미국의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계획'에 참여 논의를 시작한 게 2017년부터였지만 아직 별다른 계획이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로 연구개발(R&D)이 예산 제도에 갇혀 있는 것과, 정부가 기획을 제대로 하지 않는 점을 꼽았다.

이 원장은 "출연연이 선제적으로 움직여 자체 노력으로 했지만, 계획을 갖고 있지 않으면 힘들다"며 "참여하겠다 했을 때 그제야 과제가 정해지고 총괄하는 대신 들어갈 때부터 기획을 누가 하고 미리 정해야 책임감을 갖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도적 변화가 있어야 지금보다 좀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최근 우주항공청 특별법 통과로 확정된 항우연의 우주항공청 이관과 관련해서는 전략기획본부를 중심으로 한 이관 이후 기관 운영에 대한 태스크포스(TF)를 다음 주 출범시켜 항우연 의견을 정리하고, 이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정부에서 위원회나 TF 이런 것들을 통한 협의는 아직 없다"며 자료 요청이나 문의 정도만 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우주항공청 출범이 항우연과 정부가 다시 긴밀하게 협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90년대 초 우주 연구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정말 정부와 출연연이 '원 팀'으로 움직였다"며 "지금은 괴리가 있는 것 같은데 과거처럼 원팀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주항공청이 약 300명 인력으로 출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항우연 인력이 대거 이탈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구성에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구축해주는 게 맞다"며 "개인 의사가 반영되겠지만 자연스럽게 되면 괜찮고, 협의를 통해 순리적으로 되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