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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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이태원 참사 특별법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를 건의하기로 했다. 국회 본회의에서 이 법안을 단독 처리한 민주당에는 재협상을 제안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18일 국회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의 총의를 모아 이태원 특별법에 대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를 건의하기로 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9일 이태원 특별법을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이태원 참사 진상 재조사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조위원은 국회의장이 유가족 등 관련 단체와 협의해 3명을 추천하고, 여야가 4명씩 추천해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했다.

윤 원내 대표는 "이태원 특별법은 상임위원회와 본회의 과정, 모든 절차를 야당 단독으로 처리했다"며 "이제껏 특별한 조사가 필요한 기구를 설치하는 특별법을 처리할 때 여야가 합의 처리해 온 관행을 철저히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또 "몇 가지 독소조항을 빼면 합의에 이를 정도로 의견이 접근됐는데 애초 민주당 안을 의결했다"며 "이 법을 여야 간 원만히 처리하는 것을 기대하기보다는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를 유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재의요구권 행사를 유도해 정치적 타격을 입히고 총선에 계속 정쟁화하기 위한 의도"라며 "그래서 재의요구권을 (당이) 건의하기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특조위 구성에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그는 "특조위 구성도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어 공정한 조사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특조위가 불송치나 수사 중지된 기록까지 열람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도 그동안 세월호 참사 등 어떤 재난 관련 특조위에도 유사한 입법례가 없다"고 말했다.

또 "재의요구권을 건의하면서 동시에 민주당에 특조위 구성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안, 독소조항을 제거하는 안을 갖고 재협상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꼽는 독소조항은 △특조위 구성을 야권 7명, 여당 4명으로 구성하도록 하고 △특조위가 불송치, 수사중지된 사건의 기록까지 열람할 수 있는 조항 등이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