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수십억원을 투자한 건물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무상으로 사용하는 것을 두고 감사원이 개선을 요구했다.

▶한국경제신문 2023년 2월 23일자 A1, 4면 참조

18일 감사원이 공개한 도 정기감사 결과문에 따르면 감사원은 "경기도를 포함한 전국 12개 시·도에서 노동조합 등이 근로자종합복지관을 사무실 용도로 무상사용하고 있다"며 "공유재산을 무상사용하는 수탁자에게 운영비까지도 과다하게 지원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경기도를 비롯한 12개 광역지자체에 공유재산법과 지자체 공유재산 운영기준에 부합하는 위탁 운영방안을 마련하고, 행정안전부에는 관련 지침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민주노총 경기본부는 수원 인계동 중심가에 있는 지하1층~지상 5층 규모의 빌딩을 무상으로 사용해 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지사로 있던 2020년 4월 경기도는 해당 건물을 41억원에 매입했다. 이후 32억원을 들여 내부 리모델링을 했다. 경기도는 ‘노동복지센터’를 지은 뒤 운영자로 민주노총 경기본부를 선정했다. 경기도는 건물 관리비 등으로 매년 1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앞서 경기도의회에서도 민주노총의 사무실 무상 임대가 문제가 있다고 지적됐다. 이상원 경기도의원은 지난해 3월 “이재명 전 지사가 특정 노조에 특혜를 제공한 것이라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3월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재직 했던 시기를 포함해 2018년에서 2022년까지 경기도가 수행한 업무를 대상으로 지난해 3월 정기 감사를 진행했다. 2017년 이후 약 6년만의 정기감사 결과를 전날 공개했다.

감사원은 "경기도 등 10개 시도는 건물 일부를 무상사용하는 수탁자에 운영비 예산까지 지원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지자체가 받아야 할 노동복지센터 사무실 임대료 수입이 건물 운영에 소요되는 경비 보다 더 많은 경우도 있었다. 위탁료를 징수해야하는데도 예산으로 지원하거나, 위탁료보다 더 많은 예산을 과다하게 지급하는 등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과다 지급한 금액이 31억7000만원에 달했다.

감사원은 "경기도를 포함한 12개 시 모두 위수탁 협약을 다시 채결할 때 위탁료에 관한 사항을 명시하는 등 공유재산 운영기준에 부합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의견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조철오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