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 고질병도 해결?...사회적 대화가 핫한 이유 [전민정의 출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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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이 지난해 11월 참여 중단 5개월만에 대통령 직속 노사정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복귀를 선언하면서 노사정 사회적 대화는 본격적인 막이 오른 모양새입니다.
이르면 다음달 중으로 노사정 대표가 모두 모이는 본위원회가 열리게 되는데요.
노사정 사회적 대화는 저출산·고령화에 대비한 근로시간과 고령자 고용,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등을 중심으로 이뤄질 전망입니다.
● 막오른 노사정 대화… '근로시간·정년·구조개선' 논의 본격화
김덕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상임위원은 18일 기자들과 만나 "사회적 대화에서 어떤 의제를 다룰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이 좁혀졌다"고 밝혔습니다.
노사정은 지금까지 진행된 부대표자 회의를 토대로 이번주 의제개발·조정위원회를 열 계획인데요.
이후 운영위원회와 임기 만료된 공익위원 4명의 선임 등을 거쳐 다음달 윤석열 정부의 첫 경사노위 본위원회가 첫 발을 내딛습니다.
본위원회는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과 김덕호 상임위원을 비롯해 정부 위원인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등 근로자 대표(4명), 손경식 경총 회장 등 사용자 대표(5명), 공익위원(4명)까지 17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노사정 사회적 대화의 의제는 크게 3가지로 좁혀지는 모습입니다. '근로시간·정년·구조개선'이 그것입니다.
이들 의제를 공통적으로 관통하고 있는 핵심 아젠다가 있는데요. 바로 '저출산·고령화 해결'입니다.
한국사회의 고질병으로 자리잡고 있는 저출산과 고령화의 해법으로 근로시간과 고령자 고용,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등이 논의된다는 얘기입니다.
김덕호 상임위원은 "저출산의 심각성을 공히 인식하는데 그 원인은 일·가정 양립, 장시간 근로인만큼 다루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또 노동계는 정년 연장을 원하고, 정부도 계속 일할 여건을 마련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부침 겪은 '사회적 대화'…무용론 나오지만 그래도 다시 한번?
'사회적 대화'란 사회적 문제의 합리적 해결을 위해 이해 당사자가 서로의 이견을 좁혀 합의에 도달하려는 대화를 말합니다.
경제주체들이 모여 쟁점을 논의하고 포괄적인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으로, 보통 노동계·경영계·정부를 뜻하는 노사정 대화와 같은 의미로 사용되는데요.
사회적 대화는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노동 정책에 대해 사전 조율을 거치면서 사회적 갈등을 줄이는 장점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사회적 대화는 김대중 정부 초기 1998년 1월 출범한 노사정위원회(노사정위)에서 시작됐습니다.
1997년 외환위기 때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에 노동시장 유연화, 금융기관 구조조정 등을 요구했고 이에 따른 정리해고, 파견근로 도입 등이 사회적 과제가 됐습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참여한 노사정위는 협의 끝에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사회협약' 맺었는데요. 노동계가 정리해고, 파견근로 등 노동시장 유연화를, 경영계는 노동 기본권 보장 등을 받아들이며 한발씩 양보한 결과였습니다.
이후 주5일제 등의 성과를 냈지만 민주노총의 노사정위 탈퇴로 이명박 정부 때 사회적 대화가 중단됐다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다시 시작됐는데요.
노사정과 시민사회가 뜻을 같이하며 2009년 2월, 노동계는 파업 자제와 임금 동결을 실천하고 경영계는 고용 유지를 위해 노력한다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민정 합의'를 이뤄냈습니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사회적 대화는 이어졌습니다. 노사정위에서 '경제사회노동위원회'로 개편하고 약 1년간 논의 끝에 2015년 9월 15일 '노동시장 구조 개선을 위한 노사정 합의문'(9·15 대타협)을 만들었습니다.
청년 고용을 활성화하고 원·하청과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확대, 비정규직 차별 개선 등의 노동개혁을 추진하는 내용이었는데요.
하지만 정부는 저성과자 통상해고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을 쉽게 할 수 있는 이른바 '양대 지침'을 일방적으로 추진했고 여기에 반발한 한국노총이 대타협 파기와 사회적 대화 중단을 선언하면서 파탄에 이르렀습니다.
이처럼 사회적 대화가 실패를 반복하고 오히려 갈등만 키우자 일각에선 '경사노위 무용론'까지 제기됐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처럼 노사 갈등이 심한 사회일수록 정부의 일방적인 노동개혁 보다는 사회적 대화를 통해 계속 소통하고 갈등을 줄여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저출생·고령화, 급격한 산업 전환, 저성장 장기화 등 위기 상황을 헤처나가기 위해선 근로 유연화와 생산성 향상, 이중구조 해소 등 노동구조 개혁이 급선무이지만, 정부가 주도하는 방식은 속도는 빨라도, 부작용을 낳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앞서 박근혜 정부에서 정부의 일방적인 양대지침 발표에 사회적 대화가 파경을 맞은 바 있고요.
지난해 3월 정부가 전문가 중심의 논의를 통해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을 발표했지만 이른바 '주69시간 논란'에 휩싸이면서 거센 여론의 반발에 부딪혔고 결국 원점 재검토의 결말을 맞았습니다.
특히 과거 정부에서 시도한 노동개혁은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었지만, 현 정부의 노동개혁은 국가와 국민의 생존을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절체절명의 과제가 된 만큼 지금의 '사회적 대화'는 어느 때보다 중요한 '사회적 역할'을 요구받고 있는 셈입니다. ● 결론 도출까진 진통 '예상'…1년여간의 장기 레이스될 듯
노사정이 첨예하게 맞서는 근로시간 문제도 이번 노사정 대화에서 '저출산' 이나 '일·가정 양립' 등의 카테고리에서 논의될 예정입니다..
김덕호 상임위원은 "일하는 방식과 일·양립 문제, 장시간 근로 문제 등은 결국 근로시간 문제여서 함께 다루게 될 것"이라며 "다만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주52시간 유연화'의 틀 안에서 논의하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방식을 두고 노사 간 견해차가 있는 정년고용과 계속고용 등은 '고령화' 관련 의제로,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과 산업전환 등 보다 광범위하고 구조적인 문제는 나머지 의제로 묶어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노동시장과 관련해선 산업 전환 문제가 부각되며 이중구조가 심화할 수 있어 해소방안을 찾아야 하는 데 노사정 모두 뜻을 같이한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사노위는 노사정 대화 안건을 최종 확정해 일단 첫 본위원회와 함께 막이 오르면 업종별·계층별·특별위원회 등 곧바로 안건별 회의체 구성 작업에 들어가게 됩니다.
다만 노사정이 큰 틀에서 의제 설정에 합의한다고 해도 이후 논의 과정에선 치열한 기싸움이 예상되는데요.
노사정이 사회적 대화를 통해 논의하고자 하는 의제가 다른 데다,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만큼 의제별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기까진 시간이 걸릴 수 있어서입니다.
이미 노동계는 근로시간과 파견법과 같은 의제는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고요.
이번 사회적 대화는 과거 IMF나 금융위기 때만큼이나 한국경제에 대한 위기감이 큰 상황에서 본격적인 닻을 올렸습니다.
결과가 나오기까지 최소한 1년이 걸리는 긴 여정일테지만, 이 기간은 지속가능한 미래로 가기 위한 골든타임임은 분명합니다.
정치적 진영 논리나 경영계-노동계간 명분이 우선되지 않는 실리적인 사회적 대화를 통한 노동개혁만이 우리사회의 탄탄한 미래를 가꾸는 자양분이 될 것입니다. 전민정기자 jmj@wowtv.co.kr
이르면 다음달 중으로 노사정 대표가 모두 모이는 본위원회가 열리게 되는데요.
노사정 사회적 대화는 저출산·고령화에 대비한 근로시간과 고령자 고용,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등을 중심으로 이뤄질 전망입니다.
● 막오른 노사정 대화… '근로시간·정년·구조개선' 논의 본격화
김덕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상임위원은 18일 기자들과 만나 "사회적 대화에서 어떤 의제를 다룰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이 좁혀졌다"고 밝혔습니다.
노사정은 지금까지 진행된 부대표자 회의를 토대로 이번주 의제개발·조정위원회를 열 계획인데요.
이후 운영위원회와 임기 만료된 공익위원 4명의 선임 등을 거쳐 다음달 윤석열 정부의 첫 경사노위 본위원회가 첫 발을 내딛습니다.
본위원회는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과 김덕호 상임위원을 비롯해 정부 위원인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등 근로자 대표(4명), 손경식 경총 회장 등 사용자 대표(5명), 공익위원(4명)까지 17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노사정 사회적 대화의 의제는 크게 3가지로 좁혀지는 모습입니다. '근로시간·정년·구조개선'이 그것입니다.
이들 의제를 공통적으로 관통하고 있는 핵심 아젠다가 있는데요. 바로 '저출산·고령화 해결'입니다.
한국사회의 고질병으로 자리잡고 있는 저출산과 고령화의 해법으로 근로시간과 고령자 고용,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등이 논의된다는 얘기입니다.
김덕호 상임위원은 "저출산의 심각성을 공히 인식하는데 그 원인은 일·가정 양립, 장시간 근로인만큼 다루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또 노동계는 정년 연장을 원하고, 정부도 계속 일할 여건을 마련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부침 겪은 '사회적 대화'…무용론 나오지만 그래도 다시 한번?
'사회적 대화'란 사회적 문제의 합리적 해결을 위해 이해 당사자가 서로의 이견을 좁혀 합의에 도달하려는 대화를 말합니다.
경제주체들이 모여 쟁점을 논의하고 포괄적인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으로, 보통 노동계·경영계·정부를 뜻하는 노사정 대화와 같은 의미로 사용되는데요.
사회적 대화는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노동 정책에 대해 사전 조율을 거치면서 사회적 갈등을 줄이는 장점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사회적 대화는 김대중 정부 초기 1998년 1월 출범한 노사정위원회(노사정위)에서 시작됐습니다.
1997년 외환위기 때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에 노동시장 유연화, 금융기관 구조조정 등을 요구했고 이에 따른 정리해고, 파견근로 도입 등이 사회적 과제가 됐습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참여한 노사정위는 협의 끝에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사회협약' 맺었는데요. 노동계가 정리해고, 파견근로 등 노동시장 유연화를, 경영계는 노동 기본권 보장 등을 받아들이며 한발씩 양보한 결과였습니다.
이후 주5일제 등의 성과를 냈지만 민주노총의 노사정위 탈퇴로 이명박 정부 때 사회적 대화가 중단됐다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다시 시작됐는데요.
노사정과 시민사회가 뜻을 같이하며 2009년 2월, 노동계는 파업 자제와 임금 동결을 실천하고 경영계는 고용 유지를 위해 노력한다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민정 합의'를 이뤄냈습니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사회적 대화는 이어졌습니다. 노사정위에서 '경제사회노동위원회'로 개편하고 약 1년간 논의 끝에 2015년 9월 15일 '노동시장 구조 개선을 위한 노사정 합의문'(9·15 대타협)을 만들었습니다.
청년 고용을 활성화하고 원·하청과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확대, 비정규직 차별 개선 등의 노동개혁을 추진하는 내용이었는데요.
하지만 정부는 저성과자 통상해고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을 쉽게 할 수 있는 이른바 '양대 지침'을 일방적으로 추진했고 여기에 반발한 한국노총이 대타협 파기와 사회적 대화 중단을 선언하면서 파탄에 이르렀습니다.
이처럼 사회적 대화가 실패를 반복하고 오히려 갈등만 키우자 일각에선 '경사노위 무용론'까지 제기됐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처럼 노사 갈등이 심한 사회일수록 정부의 일방적인 노동개혁 보다는 사회적 대화를 통해 계속 소통하고 갈등을 줄여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저출생·고령화, 급격한 산업 전환, 저성장 장기화 등 위기 상황을 헤처나가기 위해선 근로 유연화와 생산성 향상, 이중구조 해소 등 노동구조 개혁이 급선무이지만, 정부가 주도하는 방식은 속도는 빨라도, 부작용을 낳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앞서 박근혜 정부에서 정부의 일방적인 양대지침 발표에 사회적 대화가 파경을 맞은 바 있고요.
지난해 3월 정부가 전문가 중심의 논의를 통해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을 발표했지만 이른바 '주69시간 논란'에 휩싸이면서 거센 여론의 반발에 부딪혔고 결국 원점 재검토의 결말을 맞았습니다.
특히 과거 정부에서 시도한 노동개혁은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었지만, 현 정부의 노동개혁은 국가와 국민의 생존을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절체절명의 과제가 된 만큼 지금의 '사회적 대화'는 어느 때보다 중요한 '사회적 역할'을 요구받고 있는 셈입니다. ● 결론 도출까진 진통 '예상'…1년여간의 장기 레이스될 듯
노사정이 첨예하게 맞서는 근로시간 문제도 이번 노사정 대화에서 '저출산' 이나 '일·가정 양립' 등의 카테고리에서 논의될 예정입니다..
김덕호 상임위원은 "일하는 방식과 일·양립 문제, 장시간 근로 문제 등은 결국 근로시간 문제여서 함께 다루게 될 것"이라며 "다만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주52시간 유연화'의 틀 안에서 논의하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방식을 두고 노사 간 견해차가 있는 정년고용과 계속고용 등은 '고령화' 관련 의제로,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과 산업전환 등 보다 광범위하고 구조적인 문제는 나머지 의제로 묶어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노동시장과 관련해선 산업 전환 문제가 부각되며 이중구조가 심화할 수 있어 해소방안을 찾아야 하는 데 노사정 모두 뜻을 같이한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사노위는 노사정 대화 안건을 최종 확정해 일단 첫 본위원회와 함께 막이 오르면 업종별·계층별·특별위원회 등 곧바로 안건별 회의체 구성 작업에 들어가게 됩니다.
다만 노사정이 큰 틀에서 의제 설정에 합의한다고 해도 이후 논의 과정에선 치열한 기싸움이 예상되는데요.
노사정이 사회적 대화를 통해 논의하고자 하는 의제가 다른 데다,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만큼 의제별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기까진 시간이 걸릴 수 있어서입니다.
이미 노동계는 근로시간과 파견법과 같은 의제는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고요.
이번 사회적 대화는 과거 IMF나 금융위기 때만큼이나 한국경제에 대한 위기감이 큰 상황에서 본격적인 닻을 올렸습니다.
결과가 나오기까지 최소한 1년이 걸리는 긴 여정일테지만, 이 기간은 지속가능한 미래로 가기 위한 골든타임임은 분명합니다.
정치적 진영 논리나 경영계-노동계간 명분이 우선되지 않는 실리적인 사회적 대화를 통한 노동개혁만이 우리사회의 탄탄한 미래를 가꾸는 자양분이 될 것입니다. 전민정기자 jmj@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