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올백 의혹' 김건희, 이러다 대국민 사과?…술렁이는 與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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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보다 여당이 키우는 '김건희 리스크'
與 지도부 "본질은 공작" 입단속에도…
"사과할 일 있음 당연히 사과해야" 분출
대통령실 '정공법' 택할까…"조치 있어야"
與 지도부 "본질은 공작" 입단속에도…
"사과할 일 있음 당연히 사과해야" 분출
대통령실 '정공법' 택할까…"조치 있어야"
올해 총선이 석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여당인 국민의힘에서 김건희 여사의 명품 수수 의혹 해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주로 야당이 말하던 소위 '김건희 리스크'를 털어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일부 원외에서 시작한 비판이 당내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까지 나오면서 당 지도부와 대통령실의 고심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이번 김 여사의 명품 수수 의혹은 인터넷 매체 '서울의소리'가 2022년 9월 13일 최 모 목사가 카메라가 달린 손목시계로 촬영한 영상을 유튜브를 통해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해당 영상에는 김 여사가 과거 운영했던 서울 서초구 서초동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최 목사가 김 여사를 만나 명품 브랜드 '디올'의 가방을 전달하는 듯한 장면이 담겼다.
그간 국민의힘은 매체가 의도적으로 접근해 선물을 직접 건네며 동영상을 의도적으로 촬영한 점에 초점을 맞춰 '함정 취재', '정치 공작'이라는 지적으로 야권의 공세에 대응해왔다. 하지만 언론 취재 윤리를 운운하기 전에 김 여사가 선물을 실제로 받았는지 등 사실관계부터 따져야 한다는 반론이 최근 여당 인사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국민적 관심이 워낙 큰 사안이라, 얼마 남지 않은 총선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계산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대통령실이 전후 관계를 소상히 밝히거나, 필요하다면 김 여사가 직접 국민 앞에 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먼저 원외에서 나온 목소리는 다음과 같다. "디올 백은 심각한 사건이다. 분명한 진상을 이야기하고 대통령이든 영부인이든 입장을 표명하는 게 국민 마음을 추스를 수 있는 방법"(김경율 비상대책위원), "김 여사가 경위를 설명하고 만약 선물이 보존돼 있으면 준 사람에게 돌려주고, 국민께 사과하고 이렇게 하면 좀 쉽게 해결될 수 있지 않겠나"(이수정 경기 수원정 예비후보) 등이다.
원외뿐만 아니라 원내 중진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요구가 나왔다. "국민들한테 사과할 일이 있으면 당연히 사과해야 하는 것은 (총선과) 별개의 차원에서 해야 할 일"(이상민 의원·5선), "영부인 리스크다. 본인이 직접 사과하는 게 제일 깔끔하다. '아내 역할에만 충실하겠다'는 약속을 어긴 것도 본인이지 않나"(하태경 의원·3선), "전체적으로 영부인의 이미지에 덧씌워진 부분은 걷어내고, 논란의 소지는 해결하면서 정상적인 영부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조치가 좀 필요하다"(조해진 의원·3선) 등이다.
당 지도부도 아직까지는 이번 논란의 핵심은 '함정 몰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의원총회를 마친 뒤 "이 사건의 본질은 (김 여사에게) 의도적 접근해 함정을 만든 소위 '몰카 공작'이고 정치적 공작"이라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의총에서도 의원들에게 '언론 인터뷰 발언 시 사안의 본질을 알고 대응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같은 날 "그 문제는 기본적으로는 '함정 몰카'이고, 그게 처음부터 계획된 것이 맞다"면서도 "전후 과정에서 분명히 아쉬운 점이 있고, 국민들이 걱정하실만한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기존 입장에 변화를 줬다. 김 여사가 직접 사과해야 한다거나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의원들은 '극소수'라는 주장도 나왔다. 18일 의총에 참석한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의총장에서 하태경 의원 혼자 그런 주장을 한 것"이라며 "대부분은 김 여사가 그들이 파놓은 함정에 걸린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안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때처럼 팩트가 턱도 없는데도 이상하게 발언하는 분들이 있다. 마치 실체가 있는 것처럼 선전의 장을 만들고 거기에 휘둘려서 되겠냐"고 전했다.
이처럼 야당보다 외려 여당이 이슈를 키우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실의 당혹감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이번 논란에 정공법을 택할지 여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면 돌파를 결심한다면 신년 기자회견, 기자단 오찬 등이 거론되는데, 두 안 모두 개최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실이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명품 수수가 (여당의 주장대로)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할지라도 국민은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다"며 "대통령실이든, 김 여사가 직접 하든 입장을 표명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도이치모터스 특검 문제까지 이 문제와 겹쳐서 자칫 더 이상하게 보일 수 있다. 모종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김 여사는 지난해 12월 15일 윤 대통령과 네덜란드 국빈 방문을 마치고 귀국했을 때를 마지막으로 한 달 넘게 칩거를 이어가고 있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당 지도부나 대통령실도 김 여사 리스크가 있다는 걸 인지하고 있을 테고, 김 여사가 활동하는 게 총선에 썩 좋은 영향을 끼치지 않으리라는 것도 알고 있을 것"이라며 "총선 정국 때까진 김 여사가 공개 행보를 자제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밝혔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이번 김 여사의 명품 수수 의혹은 인터넷 매체 '서울의소리'가 2022년 9월 13일 최 모 목사가 카메라가 달린 손목시계로 촬영한 영상을 유튜브를 통해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해당 영상에는 김 여사가 과거 운영했던 서울 서초구 서초동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최 목사가 김 여사를 만나 명품 브랜드 '디올'의 가방을 전달하는 듯한 장면이 담겼다.
그간 국민의힘은 매체가 의도적으로 접근해 선물을 직접 건네며 동영상을 의도적으로 촬영한 점에 초점을 맞춰 '함정 취재', '정치 공작'이라는 지적으로 야권의 공세에 대응해왔다. 하지만 언론 취재 윤리를 운운하기 전에 김 여사가 선물을 실제로 받았는지 등 사실관계부터 따져야 한다는 반론이 최근 여당 인사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국민적 관심이 워낙 큰 사안이라, 얼마 남지 않은 총선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계산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대통령실이 전후 관계를 소상히 밝히거나, 필요하다면 김 여사가 직접 국민 앞에 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먼저 원외에서 나온 목소리는 다음과 같다. "디올 백은 심각한 사건이다. 분명한 진상을 이야기하고 대통령이든 영부인이든 입장을 표명하는 게 국민 마음을 추스를 수 있는 방법"(김경율 비상대책위원), "김 여사가 경위를 설명하고 만약 선물이 보존돼 있으면 준 사람에게 돌려주고, 국민께 사과하고 이렇게 하면 좀 쉽게 해결될 수 있지 않겠나"(이수정 경기 수원정 예비후보) 등이다.
원외뿐만 아니라 원내 중진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요구가 나왔다. "국민들한테 사과할 일이 있으면 당연히 사과해야 하는 것은 (총선과) 별개의 차원에서 해야 할 일"(이상민 의원·5선), "영부인 리스크다. 본인이 직접 사과하는 게 제일 깔끔하다. '아내 역할에만 충실하겠다'는 약속을 어긴 것도 본인이지 않나"(하태경 의원·3선), "전체적으로 영부인의 이미지에 덧씌워진 부분은 걷어내고, 논란의 소지는 해결하면서 정상적인 영부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조치가 좀 필요하다"(조해진 의원·3선) 등이다.
당 지도부도 아직까지는 이번 논란의 핵심은 '함정 몰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의원총회를 마친 뒤 "이 사건의 본질은 (김 여사에게) 의도적 접근해 함정을 만든 소위 '몰카 공작'이고 정치적 공작"이라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의총에서도 의원들에게 '언론 인터뷰 발언 시 사안의 본질을 알고 대응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같은 날 "그 문제는 기본적으로는 '함정 몰카'이고, 그게 처음부터 계획된 것이 맞다"면서도 "전후 과정에서 분명히 아쉬운 점이 있고, 국민들이 걱정하실만한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기존 입장에 변화를 줬다. 김 여사가 직접 사과해야 한다거나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의원들은 '극소수'라는 주장도 나왔다. 18일 의총에 참석한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의총장에서 하태경 의원 혼자 그런 주장을 한 것"이라며 "대부분은 김 여사가 그들이 파놓은 함정에 걸린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안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때처럼 팩트가 턱도 없는데도 이상하게 발언하는 분들이 있다. 마치 실체가 있는 것처럼 선전의 장을 만들고 거기에 휘둘려서 되겠냐"고 전했다.
이처럼 야당보다 외려 여당이 이슈를 키우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실의 당혹감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이번 논란에 정공법을 택할지 여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면 돌파를 결심한다면 신년 기자회견, 기자단 오찬 등이 거론되는데, 두 안 모두 개최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실이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명품 수수가 (여당의 주장대로)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할지라도 국민은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다"며 "대통령실이든, 김 여사가 직접 하든 입장을 표명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도이치모터스 특검 문제까지 이 문제와 겹쳐서 자칫 더 이상하게 보일 수 있다. 모종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김 여사는 지난해 12월 15일 윤 대통령과 네덜란드 국빈 방문을 마치고 귀국했을 때를 마지막으로 한 달 넘게 칩거를 이어가고 있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당 지도부나 대통령실도 김 여사 리스크가 있다는 걸 인지하고 있을 테고, 김 여사가 활동하는 게 총선에 썩 좋은 영향을 끼치지 않으리라는 것도 알고 있을 것"이라며 "총선 정국 때까진 김 여사가 공개 행보를 자제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밝혔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