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에 수억원 든다는데…MZ세대 '오픈런' 벌어진 핫플 정체 [영상]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서울 성수동 ‘카누 온 더 테이블’ 팝업 가보니
인증샷 명소 넘어 즐길거리 꽉 채워
취향별 커피 체험 코너 구성
"오래된 브랜드 이미지 바꾸고파"
인증샷 명소 넘어 즐길거리 꽉 채워
취향별 커피 체험 코너 구성
"오래된 브랜드 이미지 바꾸고파"
지난 19일 서울 성수동 자동차 정비공장이 즐비한 골목 한가운데 위치한 건물 앞에 수십 명이 길게 줄을 섰다. 맥심·카누 등 인스턴트 커피로 유명한 동서식품이 연 팝업스토어 내부를 구경하려고 이른바 ‘오픈런’이 벌어진 것이다.
네이버에서 시간대별 사전 예약을 받았는데 운영이 끝나는 오는 28일까지 전부 매진됐다. 팝업스토어를 찾는 사람이 너무 많아 현장에서도 오전부터 대기 접수를 받는데 평일에도 점심시간쯤 되면 저녁 8시 입장 순번까지 차곤 한다. 이날 현장에선 “연차를 내고 왔는데 대기 순번도 못 받았다”는 볼멘소리가 들려오기도 했다.
동서식품은 소비자들이 카누 바리스타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서울 성수동에서 팝업스토어 ‘카누 온 더 테이블’을 운영 중이다. 팝업 내부는 20~30대 MZ세대(밀레니얼+Z세대)들이 각종 체험을 통해 재미를 느끼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사진으로도 공유할 수 있을 만한 다양한 콘텐츠가 가득하다. 팝업 입구로 들어서면 보이는 커다란 커피잔 모양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 새로운 공간이 펼쳐지는 식이다. 입장과 동시에 마주하는 한 화면에선 자신이 좋아하는 커피와 추구하는 생활양식, 취향 등을 고르는 설문이 나온다. 제시하는 보기 가운데 마음에 드는 답변을 계속 고르면 이용자 취향을 파악한다. 설문을 한 뒤 또 다른 문을 열고 들어가자 미니어처 전시관이 나왔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카페’를 구현했다. 커피 캡슐을 활용한 작은 주방, 인스턴트커피로 꾸며진 사무용 책상, 에스프레소 바에서 커피를 마시는 미니어처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반대편 암막 커튼을 걷어 내자 또 다른 공간이 펼쳐졌다. 온통 깜깜한 공간에서 직원의 안내를 받아 탁자에 앉았다. 앉은 자리에서 개인별로 각각 다른 커피 영상이 나왔다. 앞서 설문을 통해 분석된 내 취향에 꼭 맞는 카누 커피 중 하나를 추천받았다. 커피를 마시자 이번엔 대형 소품이 마련된 ‘자이언트 테이블’존이 마련됐다. 20~30대 젊은 이용객들이 연신 사진을 찍어댔다.
이 모든 체험은 공짜다. 나갈 때는 스틱커피와 커피 캡슐, 머그잔 등 각종 선물도 무료로 챙겨준다. 심지어 내부 카페에서 돈을 안 내고 커피도 마실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같은 팝업을 한번 여는 데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이 든다. 상당한 비용을 치르고도 벌이는 하나도 없는 셈이다. 이 돈 안되는 팝업을 동서식품은 왜 열었을까. 커피로만 연 1조6000억원 이상을 버는 업계 선두 기업이지만 위기감은 있다. '엄마·아빠가 마시는 커피'. MZ세대가 주로 인식하는 맥심·카누에 대한 이미지다. 이같은 오래된 브랜드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자 MZ세대가 많이 모여드는 성수동에 오프라인 팝업을 차렸다. 젊은층 고객들이 체험을 하고 제품을 시식하며 ‘동서식품에도 믹스커피 말고도 다양한 형태의 커피가 있구나’ 의식만 해도 마케팅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소비자들의 기호가 빠르게 변하는 커피시장에서 ‘옛스러운’ 이미지를 '트렌디함'으로 바꾸는 게 이 회사의 숙제다.
아무 생각 없이 들어선 방문객들도 나설 때쯤엔 자연스레 해당 브랜드에 대한 친숙도가 올라가도록 설계했다. 소비자들은 팝업을 경험하면서 자연스레 카누 스틱커피부터 바리스타 캡슐, 원두까지 다양한 제품과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느끼게 된다.
지난달 8일 문을 연 뒤로 최근까지(지난 18일 기준) 2만8188명이 이 곳을 찾았다. 20~30대 여성 이용객이 대부분이다. 방문객 신모씨(35)는 “즐거운 체험을 하고 선물까지 받으니 카누에 대한 친숙도가 훨씬 올라갔다”며 “카누에도 캡슐이 있다고 하니 추후에 커피머신을 한번 사보려 한다”고 말했다. 동서식품 관계자도 “팝업을 연다고 해 당장 수익이 생기는 건 아니지만 새로운 소비자 층이 많이 방문하기 때문에 잠재 고객을 늘리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영상=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네이버에서 시간대별 사전 예약을 받았는데 운영이 끝나는 오는 28일까지 전부 매진됐다. 팝업스토어를 찾는 사람이 너무 많아 현장에서도 오전부터 대기 접수를 받는데 평일에도 점심시간쯤 되면 저녁 8시 입장 순번까지 차곤 한다. 이날 현장에선 “연차를 내고 왔는데 대기 순번도 못 받았다”는 볼멘소리가 들려오기도 했다.
동서식품은 소비자들이 카누 바리스타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서울 성수동에서 팝업스토어 ‘카누 온 더 테이블’을 운영 중이다. 팝업 내부는 20~30대 MZ세대(밀레니얼+Z세대)들이 각종 체험을 통해 재미를 느끼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사진으로도 공유할 수 있을 만한 다양한 콘텐츠가 가득하다. 팝업 입구로 들어서면 보이는 커다란 커피잔 모양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 새로운 공간이 펼쳐지는 식이다. 입장과 동시에 마주하는 한 화면에선 자신이 좋아하는 커피와 추구하는 생활양식, 취향 등을 고르는 설문이 나온다. 제시하는 보기 가운데 마음에 드는 답변을 계속 고르면 이용자 취향을 파악한다. 설문을 한 뒤 또 다른 문을 열고 들어가자 미니어처 전시관이 나왔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카페’를 구현했다. 커피 캡슐을 활용한 작은 주방, 인스턴트커피로 꾸며진 사무용 책상, 에스프레소 바에서 커피를 마시는 미니어처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반대편 암막 커튼을 걷어 내자 또 다른 공간이 펼쳐졌다. 온통 깜깜한 공간에서 직원의 안내를 받아 탁자에 앉았다. 앉은 자리에서 개인별로 각각 다른 커피 영상이 나왔다. 앞서 설문을 통해 분석된 내 취향에 꼭 맞는 카누 커피 중 하나를 추천받았다. 커피를 마시자 이번엔 대형 소품이 마련된 ‘자이언트 테이블’존이 마련됐다. 20~30대 젊은 이용객들이 연신 사진을 찍어댔다.
이 모든 체험은 공짜다. 나갈 때는 스틱커피와 커피 캡슐, 머그잔 등 각종 선물도 무료로 챙겨준다. 심지어 내부 카페에서 돈을 안 내고 커피도 마실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같은 팝업을 한번 여는 데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이 든다. 상당한 비용을 치르고도 벌이는 하나도 없는 셈이다. 이 돈 안되는 팝업을 동서식품은 왜 열었을까. 커피로만 연 1조6000억원 이상을 버는 업계 선두 기업이지만 위기감은 있다. '엄마·아빠가 마시는 커피'. MZ세대가 주로 인식하는 맥심·카누에 대한 이미지다. 이같은 오래된 브랜드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자 MZ세대가 많이 모여드는 성수동에 오프라인 팝업을 차렸다. 젊은층 고객들이 체험을 하고 제품을 시식하며 ‘동서식품에도 믹스커피 말고도 다양한 형태의 커피가 있구나’ 의식만 해도 마케팅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소비자들의 기호가 빠르게 변하는 커피시장에서 ‘옛스러운’ 이미지를 '트렌디함'으로 바꾸는 게 이 회사의 숙제다.
아무 생각 없이 들어선 방문객들도 나설 때쯤엔 자연스레 해당 브랜드에 대한 친숙도가 올라가도록 설계했다. 소비자들은 팝업을 경험하면서 자연스레 카누 스틱커피부터 바리스타 캡슐, 원두까지 다양한 제품과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느끼게 된다.
지난달 8일 문을 연 뒤로 최근까지(지난 18일 기준) 2만8188명이 이 곳을 찾았다. 20~30대 여성 이용객이 대부분이다. 방문객 신모씨(35)는 “즐거운 체험을 하고 선물까지 받으니 카누에 대한 친숙도가 훨씬 올라갔다”며 “카누에도 캡슐이 있다고 하니 추후에 커피머신을 한번 사보려 한다”고 말했다. 동서식품 관계자도 “팝업을 연다고 해 당장 수익이 생기는 건 아니지만 새로운 소비자 층이 많이 방문하기 때문에 잠재 고객을 늘리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영상=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