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강 다리 마다 설치돼 있는 전화기, 한 번쯤은 보셨을텐데요. 바로 생명을 살리는 'SOS생명의전화'입니다.

13년간 무려 1만명의 목숨을 살린 이 전화기에 담긴 이야기들, 장슬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한강 다리 마다 설치된 공중전화 형태의 전화기.

사람의 목숨을 살리는 'SOS생명의 전화'입니다.

우울감으로 한강 교량을 찾은 사람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도록 마음을 돌리는 역할을 하는 것이 SOS생명의전화의 주된 임무입니다.

전화기의 녹색버튼을 누르면 상담으로, 빨간버튼을 누르면 긴급신고로 이뤄집니다. 이 전화기로 이뤄진 상담만 1만건, 실제 직접 구조로 이뤄진 사례만 2천건이 넘습니다.

SOS생명의전화는 국내 생명보험사들이 출연해 설립한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이 운영하는 자살예방사업 중 하나로, 한강 교량에만 75대가 설치돼 있습니다.

이 전화는 실제 해외의 위험지역에 설치돼 있는 긴급전화에서 영감을 얻어 국내에 도입됐습니다.

[이장우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이사장 : 저희 SOS생명의전화는 미국의 금문교나 호주의 캡 팍 절벽의 긴급전화 사례를 참고했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상담에만 그치지 않고 소방재난본부나 경찰청과 삼각 시스템을 도입해서 체계적으로, 효과적으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 특징입니다.]

실제 전문 상담원들이 365일, 24시간 대기하고 있고, 전화 수화기만 들어도 곧바로 연결이 되는 시스템이라 신속성도 뛰어나다는 평가입니다.

통계청의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극단적 선택을 한 국내 사망자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 가량 증가했는데, 특히 2030세대의 증가가 눈에 띕니다.

[나지훈 SOS생명의전화 상담사 겸 대구가톨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2030대 젊은 친구들이 상담을 많이 요청했습니다. 특히 남성 친구들의 전화에 빚의 문제로 극단적인 선택까지 생각해봤다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빚의 문제 원인이 어떤 것인지 탐색해보는 것을 시도해보거든요. 그럴 때 많은 친구들이 도박을 시작했는데 해결하는 과정에서 빚이 너무나 늘어나고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 지 몰라서 극단적 선택도 고민해봤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재단은 단순히 전화상담과 구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국 83개 응급실과 협력해 부상자의 치료비나 유족들을 위한 심리치료비를 지원하고 '감정거래소'와 같은 디지털 기반 서비스를 구축해 심리적 안정도 돕고 있습니다.

실제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보호하고 있는 만큼, 재단은 올해 전화기 디자인과 품질 개선에 주력한다는 계획입니다.

[이장우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이사장 : 생명지킴이 브랜드를 확고히 하고 서비스 기능을 강화하는 의미에서 디자인을 포함해 대폭적인 리뉴얼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장슬기입니다.


장슬기기자 jsk9831@wowtv.co.kr
도박으로 한강 다리까지…1만명 살린 'SOS생명의전화' [탄생비하인드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