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우즈 /사진=EDAM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수 우즈 /사진=EDAM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수 우즈(WOODZ)가 입대를 3일 앞두고 월드투어의 두 번째 앙코르 공연을 개최하고 팬들과 뜨겁게 소통했다. 확 달라진 세트리스트, 더 높아진 완성도, 2시간이 넘도록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는 그가 '천생 아티스트'임을 실감케 했다.

우즈는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월드투어 '우리 피날레(OO-LI FINALE)'를 개최했다. 객석은 스탠딩부터 지정석까지 6000석이 팬들로 가득 채워졌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5월 데뷔 후 처음으로 진행한 월드투어의 두 번째 앙코르다. 우즈는 지난해 10월 첫 번째 앙코르를 성공적으로 마친 데 이어 또다시 팬들과의 만남을 위해 무대에 올랐다. 앞서 그는 서울을 시작으로 일본, 대만, 영국, 프랑스를 비롯해 북미 6개 도시, 태국에서 공연하며 '성장형 아티스트'임을 입증했던 바다.

투어명 '우리'에 '그리고(AND)'의 의미를 담아 앙코르를 선보였던 우즈는 이번에 '피날레'라는 키워드를 덧붙여 장기 프로젝트의 화려한 마무리를 알렸다. 음악과 무대에 진심인 아티스트로 잘 알려진 만큼 우즈는 시작부터 "난 똑같은 걸 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한다"면서 두 번째 앙코르 공연이지만 이전과는 확실히 다를 것이라 자부했다.

오프닝부터 그 약속은 충실히 지켜졌다. 탈색 머리에 올 화이트 의상을 입고 등장한 우즈는 날카로운 보컬로 시작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딥 딥 슬립(Deep Deep Sleep)', '나이트메어(Nightmare)', '브라이트 라이트 플리커(Bright Light Flicker)', '액시던트(Accident)'까지 4곡을 잇달아 소화했다. '브라이트 라이트 플리커'는 미발매곡으로 우즈가 이번 공연을 위해 새로 만든 곡이었다.

우즈의 무대 장악력은 시작부터 관객을 압도했다. 돌출 무대 상단부에서 내려온 거대한 무대 장치에 거침없이 올라선 그는 탄탄하고 안정적인 보컬로 단숨에 몰입도를 높였다. 몸을 절로 움직이게 하는 거친 록 밴드 사운드에 밀리지 않고 완벽하게 어우러져 강한 쾌감을 선사했다.
가수 우즈 /사진=EDAM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수 우즈 /사진=EDAM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날 우즈는 무려 28곡을 올 라이브로 소화했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돈 아깝지 않은 무대들을 많이 준비했다"는 자신감의 이유를 알게 됐다. 밴드 연주가 심장을 울릴 정도로 거칠었다면 우즈의 발성은 마치 공연장 천장을 뚫을 기세였다. '하이잭(Hijack)', '후 노우스(Who Knows), '키스 오브 파이어(Kiss of fire)' 등 우즈 표 록 보컬에 푹 빠질 수 있는 무대가 이어졌다.

우즈가 뜨겁고 센 음악만 잘한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우즈는 굉장히 넓은 장르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아티스트다. 이날 역시 '와이키키(Waikiki)', '블레스 유(Bless You)'에서는 사랑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상큼한 무대를 완성해 팬들을 웃음 짓게 했다.

여유로운 무대 매너와 팬 사랑도 돋보였다. '블레스 유'를 부를 땐 돌출 무대 끝까지 거닐며 달콤한 매력을 펼쳤고, '풀(POOL)' 무대에서는 팬들의 피처링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팬들이 떼창으로 노래할 때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객석을 바라보는 우즈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는 팬들을 향해 "노래를 너무 잘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해가 될까'에 이어 '난 너 없이'까지 소화할 땐 관객 호응이 최고조에 달했다. 흥에 겨워 방방 뛰는 우즈와 함께 팬들 역시 자리에서 일어나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우리 피날레'를 축하하는 축제의 장이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감성 충만한 모습까지 엿볼 수 있었다. '아무 의미' 무대에서 우즈는 읊조리는 듯 낮은 톤으로 랩을 내뱉다가 갑자기 고음을 질렀고, 그러다 다시 낮게 랩을 했다. 음역을 자유자재로 옮겨 다니는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돌연 일렉 기타를 메고 연주하며 '럴러바이(Lullaby)'의 포문을 열 때는 '도대체 그의 음악적 재능과 매력은 어디까지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해 12월 발매된 '암네시아(AMNESIA)' 무대도 빠질 수 없었다. 우즈의 깊은 감성, 강인한 목소리, 화려한 연주의 조화가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놀라운 몰입감을 만들어냈다.
가수 우즈 /사진=EDAM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수 우즈 /사진=EDAM엔터테인먼트 제공
앙코르까지 풍성하게 준비한 우즈였다. '더트 온 마이 레더(Dirt On My Leather)', '레디 투 파이트(Ready to fight)', '방아쇠', '주마등', '져니(Journey)' 총 5곡으로 구성해 이전 공연과 분명한 차별화를 줬다. 세트리스트 구성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똑같은 걸 보여주지 않겠다는 의지와 열정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대목이다. 우즈는 마지막까지 목청이 터져라 노래했다. 분위기는 본 공연 이상으로 폭발적이었다.

팬 슬로건 이벤트 문구는 '우리는 언제든 네가 다시 돌아올 섬'이었다. 오는 22일 육군 현역 입대를 앞둔 우즈를 향한 응원이었다.

우즈는 "제가 잠깐 1년 반 동안 (군대를) 가게 됐다"며 입대를 언급했다. 바닥을 보며 말을 이어간 그는 "지금 여러분의 눈을 보면 말을 못 할 것 같다"며 "갔다 오는 동안 건강하게 지내시라. 나도 지금 이 자리가 무척 그리울 거다. 합주하는 내내, 연습하는 내내 많이 담아뒀다"고 말했다.

계속해 "생각해 보면 엄청나게 멀리 가는 건 아니다. 쉽지 않을 수도 있지만 쉬울 수도 있는 시간이 지나갈 것 같다"면서 "내가 바라는 건 하나다. 여러분이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를 보내는 거다. 내가 거기에 잠깐 보탬이 될 수 없다는 게 슬프지만 다시 돌아올 거다. 꼭 다시 만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꽤 특별한 공연이라 생각하는데 와주셔서 감사하다. 1년 반 뒤에 똑같이 소년 같은 모습으로 오고 싶다. 더 넓은 생각을 할 수 있는, 더 넓은 마음을 가진 사람으로 돌아오겠다. 나는 어릴 때부터 변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말을 들었다. 변하지 않고 돌아오겠다. 나의 30대는 20대보다 좋을 거다. 의연하게 다녀오겠다"고 덧붙였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