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북악산이 내려다보이는 성북동 꼭대기에선 '스프레이 페인트' 냄새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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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북동 뮤지엄웨이브
'팝 스트리트 66전' 3월 3일까지
'팝 스트리트 66전' 3월 3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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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난해 6월, 우리옛돌박물관이 새 옷을 갈아입고 ‘뮤지엄웨이브’라는 이름으로 관객에게 다시 나타났다. 단순 석조 전시관에서 벗어난 복합문화공간으로 완벽히 변신했다. 재개관 후 뮤지엄웨이브는 미디어아트, 설치미술전에서부터 조각전까지 다양한 전시를 열며 그 존재를 알려왔다. 벌써 이번이 세 번째 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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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의 색깔과 표현 방식은 모두 다르지만 이번 전시를 통해 이들이 관객에게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똑같다. 꿈과 행복, 즐거움, 희망으로 대변되는 ‘삶의 긍정적 에너지’다. 캐릭터 ‘아톰’이 스프레이로 ’No War(전쟁은 없다)’라는 문구를 쓰고 있는 작품, 마이클 잭슨의 ‘Heal the World’ 앨범을 재구성한 작품을 선보이는 등 사회의 갈등과 충돌을 감싸는 평화의 목소리를 전한다.
전시 개관에 맞춰 현장을 찾은 작가들도 “전시를 준비하며 6명의 색깔이 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 걸 느꼈다”며 “다른 작업 방식이 충돌하지 않을 수 있었던 건 우리가 전하고자 하는 긍정적 이야기의 힘 덕분이었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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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마음으로 관람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남녀노소 즐기기 좋은 전시다. 이해가 힘들거나 해석이 필요한 작품들도 많지 않다. 하지만 작품 하나하나가 전달하는 메시지의 울림은 적다. 특히 팝아트 전시가 넘쳐나는 오늘날 관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건 그 속에 담긴 ‘의미’라는 점에서 메시지의 힘이 약하다는 건 아쉽다. 성북동 꼭대기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지 않은데다 유료 전시라는 점에서 더욱 아쉽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전시는 3월 3일까지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