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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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주택담보대출을 온라인으로 갈아탄 직장인 A씨는 연 1693만원을 절약했다. 8억1000만원의 주담대 대출금리가 기존 연 5.50%에서 연 3.41%로 2%포인트 넘게 내려가면서다.
주담대 온라인 대환대출 플랫폼이 지난 9일 서비스 시작 이후 나흘 만에 1조원 넘는 신청액이 몰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대출 갈아타기 흥행에 은행들도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금융당국도 은행별 대환 한도를 연간 3조원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은행 조달금리보다 낮기도

주담대 갈아타기의 핵심은 금리다. 시중은행 간 금리 차는 크지 않은 편이다. 지난 19일 기준 혼합형(고정형) 주담대 최저금리는 우리(연 3.68%) 신한(연 3.69%) 국민(연 3.70%) 하나(연 3.706%) 순이다.

후발주자인 인터넷은행은 낮은 금리로 승부수를 던졌다. 카카오뱅크는 갈아타기 우대금리 0.7%포인트를 적용해 금리 하단을 연 3.495%로 뒀다. 카카오뱅크는 갈아타기 신청이 몰리면서 첫날부터 접수를 일시 중단했다가 다음날 재개하기도 했다. 카카오뱅크는 ‘접수량이 초과돼 대출 신청이 불가능하다’는 안내 메시지에 대해 “원활한 업무 처리를 위해 하루 접수량을 제한하고 있다”며 “원하는 날짜의 서류가 마감된 경우 다음 영업일에 신청하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방은행들도 갈아타기 경쟁에 뛰어들었다. 대구은행은 혼합형 주담대를 이동할 경우 최저 연 3.26%~최고 연 4.36%의 특별우대금리를 제공한다. 경남은행도 다른 은행에서 이동한 고객에게 금리 0.4%포인트를 특별 감면해준다. 일부 은행이 제시한 주담대 갈아타기 금리는 혼합형 주담대 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무보증 AAA 기준) 5년 만기 금리 연 3.85%(18일 기준)보다 낮다. 한 시중은행 여신담당 부행장은 “초반 주담대 갈아타기 시장 선점을 위해 은행들이 원가에 해당하는 조달 금리보다도 낮은 대출 금리를 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포인트 지급부터 커피 쿠폰까지

은행권의 이벤트 경쟁도 치열하다. 국민은행은 오는 3월까지 KB스타뱅킹 앱에서 갈아타기를 완료한 고객에게 첫달 대출 이자를 최대 50만원까지 지원한다. 다른 은행 고객이 앱을 통해 대출 한도나 금리만 조회해도 스타벅스 커피쿠폰을 증정한다. 추첨을 통해 매주 1명씩 총 3명에게 현금 100만원도 준다.

신한은행은 다음달 29일까지 자사 앱이나 영업점에서 주담대를 갈아탄 고객 중 선착순 500명에게 최대 20만원어치의 마이신한포인트를 준다. 하나은행은 3월 29일까지 주담대 대환 전용 상품인 ‘하나원큐 아파트론 갈아타기’ 신규 대출을 받은 고객 중 선착순 2000명에게 최대 7만5000원 상당의 포인트를 준다.

금융당국도 주담대 갈아타기 한도를 연간 2조원(시중은행 기준)에서 3조원에서 늘리고 월간 한도를 없애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월 1600억원 수준으로 한도를 제한한 것은 가계부채 증가를 우려한 측면이 있다”며 “갈아타기 수요자는 다른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검증된 우량 차주인 만큼 월 제한을 두지 않는 게 맞다”고 했다. 시중은행에 비해 연간 한도가 1조원 이상 적은 것으로 알려진 인터넷은행에 대해서도 대환대출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한도를 확대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