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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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기업 환경·사회·지배구조(ESG)와 관련한 직책, 인공지능(AI)과 관련한 일자리가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구인 증가율 상위 10개 직업 중 7개 직업은 20년 전엔 존재하지 않았던 직업이나 직책이다.

21일 CNBC방송에 따르면 구인·구직 플랫폼 링크드인과 집리쿠르터의 2019~2023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미국의 노동시장에서 이 같은 분야의 새로운 직업군의 채용이 급증했다. 기업들이 구직자에게 요구하는 기술의 종류가 2015년 이후 25%가량 바뀌었다고 링크드인은 분석했다. 변화의 속도는 더욱 빨라져 2030년에는 65%가 변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채용이 빠르게 늘어난 기업 직책은 최고성장책임자(CGO)가 대표적이다. 저금리로 유동성이 풍부했던 기간에 사업 모델과 장래 전망을 내세워 창업하고 투자받은 많은 중소기업과 스타트업들이 고용주다. CGO는 수익 창출, 시장 입지 확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조직의 전략을 개발하고 실행하는 직책이다. 전직 영업 부사장과 최고운영책임자(COO) 등이 주로 이 자리에 기용됐다. CGO의 연봉은 평균 15만1204달러(약 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운영이사(DRO)라는 자리의 구인도 늘어났다. 영업·마케팅팀과 협력해 기업의 수익 창출을 감독하는 직책이다. 영업·마케팅, 고객서비스 담당자들이 주로 영입됐고 연봉은 평균 10만8680달러(약 1억4000만원)로 집계됐다.

ESG경영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환경보건안전 관리자, 지속가능성 연구원, 다양성·포용성 부문 부시장 등을 찾는 기업도 많았다. 다양성·포용성 부문 부시장의 경우 주로 인사 담당자, 교수 , 다양성·포용성 전문가 등이 맡고 있고 평균 연봉은 15만7532달러(약 2억1000만원)에 달했다.

AI 관련 인재를 찾는 기업도 급증했다. 많은 기업이 데이터 과학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연구원 등을 AI컨설턴트로 채용했다. AI컨설턴트는 기업의 비즈니스 운영과 제품 개발·생산에 AI기술을 접목하는 방법을 자문하는 역할이다. 평균 연봉은 11만3566달러(약 1억5000만원)에 달한다. AI엔지니어를 찾는 기업도 많았고 평균 연 10만6386달러(1억4200만원)의 급여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직업군 중에선 임상보조(PA) 간호사 등의 상급시술제공자와 채용 전문가들의 일자리가 대폭 늘어났다. 상급시술제공자는 혈액 등 검사 결과 평가, 진단 제공, 치료 계획 관리를 포함해 환자를 위한 1차 의료 서비스를 수행하는 PA 등의 같은 면허를 취득한 의료인이다. 51시간 정도를 일하며 평균 연봉은 10만6650달러(약 1억4200만원)로 집계됐다. 채용 전문가들은 일주일 평균 27시간을 일하며 연봉은 5만6641달러(약 7500만원)이다. 정부 예산 사업을 분석하는 공공사업 연구원에 대한 수요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이 밖에 10위권에 들지 못했지만 '인플루언서 마케팅 매니저', '인력개발 코디네이터' 등의 새로운 직업에 대한 수요도 높았다. 링크드인 관계자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인력을 찾는 수요가 어디에 있는지 주의를 기울이면 방향을 전환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며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한 직군에 뛰어들어 은퇴할 때까지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는 것보다 더 나은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