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가 6개인 영국 유기견이 세계 각지에서 모인 성금으로 수술을 받았다. 사진=AP
다리가 6개인 영국 유기견이 세계 각지에서 모인 성금으로 수술을 받았다. 사진=AP
다리가 6개인 영국 유기견이 전 세계에서 모여든 도움의 손길로 수술을 받아 새 삶을 찾았다.

영국 BBC 방송 등은 검은색 암컷 코커스패니얼 '에리얼'이 잉글랜드 남서부 서머싯주 브리스틀의 한 동물병원에서 불완전한 다리 2개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개는 생후 11주이던 지난해 9월 웨일스 남서부 펨브로크셔의 한 소매 체인점 주차장에서 비쩍 마른 채 고통스러워하는 상태로 발견됐다. 동물구조 단체 '그린에이커스 레스큐'가 이 개의 상태를 진단한 결과, 정상적인 다리 4개 외에 엉덩이에 못 쓰는 다리 2개가 더 달려 있었다. 이 개의 다리 2개는 부분적으로 붙어 마치 인어 꼬리처럼 보였고, 유기견에게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인어공주의 주인공 '에리얼'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에리얼은 엉덩이 관절 2개가 모두 한쪽으로 쏠려 골반이 제대로 발달하지 않았다. 신장은 1개뿐이었고 성기는 하나 더 있었다. 에리얼을 구조한 그린에이커스 레스큐가 이러한 사연을 알리자 세계 각지에서 1만5000파운드(약 2550만원)의 성금이 모였다.

세계 각지에서 모인 도움의 손길 덕분에 에리얼은 수술대에 오를 수 있었다. 당초 기형으로 오른쪽 뒷다리에 힘이 없어 이 다리를 제거할 가능성이 있었지만, 구조 후 몇 달 동안 다리에 점점 근육이 붙으며 보존할 수 있게 됐다.

2시간에 걸쳐 수술받은 에리얼은 정상적인 다리 4개를 온전하게 보존했으며, 수술 다음 날 걸어서 돌아다니고 물을 마실 정도로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에리얼의 수술을 집도한 수의사 에런 러치맨은 "에리얼은 이제 행복한 작은 개가 됐다"고 말했다.

그린에이커스 레스큐는 에리얼이 이번 주 퇴원해 웨일스의 위탁가정으로 돌아가길 기대하고 있다. 이 단체는 에리얼이 물리치료와 회복 과정을 거친 이후 입양 가정을 찾을 계획이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