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위 완성차 기업 포드가 전기 픽업트럭 생산을 대폭 줄이기로 결정했다. 글로벌 전기차 업계에선 “피바람이 불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포드, 전기차 대폭 감산…"구조조정 피바람 분다"
21일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포드는 지난 19일 미시간주 디어본에 있는 ‘루즈전기차센터’ 근무 체제를 기존 3교대에서 1교대로 줄인다고 밝혔다. 자사 대표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을 감산하기 위한 조치다. 한 달 전 포드는 F-150 라이트닝의 생산 목표를 매주 3200대에서 1600대로 줄이겠다고 했다.

오는 4월부터 루즈전기차센터에서 일하던 직원 약 1400명 중 700명은 같은 주(州)의 내연기관차 조립 공장으로 배치된다. 포드는 전기 픽업트럭 대신 내연기관 픽업트럭인 레인저랩터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브롱코 및 브롱코 랩터 생산을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포드 측은 이번 조치에 대해 “생산 수준을 수요에 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F-150 라이트닝 판매량은 전년 대비 55% 늘어난 2만4165대로 집계됐지만 같은 기간 내연기관차를 포함한 F-150 시리즈 전체가 75만 대 넘게 팔려나간 것을 고려하면 미미했다는 평가다. 포드는 지난해 3분기 전기차 한 대당 3만6000달러(약 4815만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에선 전기차업계에 ‘피바람’이 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카를루스 타바르스 스텔란티스 최고경영자(CEO)는 “현실적인 비용 수준을 무시한 채 살인적인 속도로 진행되는 가격 할인 경쟁은 결국 전기차업계에 피바람으로 돌아올 것”이라며 “무턱대고 가격을 내린 한 기업의 수익성이 사정없이 깎여 나갔다”고 지적했다. “전기차시장은 이미 레드오션이며 신규 진입자들은 매우 험난한 미래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는 게 그의 경고다.

타바르스 CEO가 콕 집어 언급한 기업은 테슬라다. 테슬라가 촉발한 할인 경쟁은 글로벌 전기차 업체들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켈리블루북에 따르면 작년 4분기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40%로 1년 전(52%)보다 10%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켈리블루북 애널리스트들은 “미 전기차시장은 여전히 성장하고 있지만 그 속도가 빠르진 않다”고 지적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