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남노 때보다 위기...포스코, 새 리더십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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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포스코의 지난해 실적이 뒷걸음질 칠 전망입니다. 최근에 주가도 많이 떨어졌는데요.
차기 회장 선출을 앞두고 온갖 추문들도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관련해서 산업부 고영욱 기자와 자세히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고 기자, 먼저 실적 전망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네 내일 포스코DX부터 시작해서 포스코그룹 주요계열사들의 실적이 줄줄이 발표됩니다.
증권가에서 내다 본 포스코홀딩스의 지난해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약 77조 원, 영업이익 4조1천억 원 가량입니다.
태풍 힌남노로 인한 공장 침수로 4개월 가량 제대로 생산을 못했던 2022년보다 실적이 안좋을 것이란 겁니다.
2022년엔 매출 84조 원, 영업이익 4조8천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앵커>
이렇게까지 실적이 안 좋아진 이유가 뭔가요.
<기자>
주력인 철강업의 경우 건설경기 부진 영향이 컸습니다.
여기에 중국산 철강 덤핑물량이 쏟아졌고요. 엔저를 타고 넘어온 일본산 철강이 국내 시장에 침투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산, 일본산 철강 수입량이 2017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원가 부담도 커졌습니다. 철광석의 경우 지난해 3분기 톤당 115달러에서 4분기 129달러로 가격이 뛰었습니다.
그룹의 역량이 집중되고 있는 이차전지 소재사업도 전기차 수요가 꺾이면서 타격을 받았습니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 영업이익으로 전년보다 13%가량 줄어든 1,435억 원이 예상됩니다.
<앵커>
올해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올해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철강 업황 부진이 올 상반기까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고요.
이차전지 사업도 전망이 밝지 않습니다. 원재료인 리튬 가격이 떨어지면서 실적 부진이 예상됩니다.
여기에 중국 CNGR과 합작해 만든 이차전지 공장의 지분 조정문제도 있습니다.
미국에서 IRA보조금을 받으려면 중국 측 지분이 25% 미만이어야 하는데 전구체 공장의 경우 중국 측 지분율이 80% 가량입니다.
중국 측 지분을 돈 주고 더 사오거나 제3자에게 넘겨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앵커>
한 마디로 포스코그룹이 중대 기로에 서있군요. 위기를 타개할 새 리더십이 필요한데 차기 회장 선출 과정에서 잡음이 많은 것 같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포스코그룹은 지금 차기 회장 선출 절차를 진행 중인데요.
현재 회장후보군 18명이 추려진 상태고요. 다음 주 수요일이면 최종 면접대상자가 발표될 예정입니다. 인원은 3명 안팎으로 예상됩니다.
그런데 회장을 선출하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되는데요. 이 사외이사들에 대한 도덕성 논란이 거셉니다.
7억 원 가량 들여 캐나다에서 호화 이사회를 열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중국과 아르헨티나에서도 호화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졌고요.
강원도에 있는 40억 원 대 별장을 제공 받았다는 의혹까지 나왔습니다.
이와 관련해 경찰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이고요. 일부 사외이사는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이런 논란은 결국 견제 기능을 상실한 사외이사들이 과연 공정하게 회장을 선출하겠냐는 의구심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포스코 측은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예정대로 차기 회장을 선출한다는 계획입니다. 경찰 수사는 수사대로 받고요.
만에 하나 사외이사진 사임으로 회추위가 제때 가동되지 못할 경우 KT사태처럼 장기간 경영 공백이 우려된다는 겁니다.
이미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연임을 포기한 만큼, 출장 동행 등으로 그동안 쌓은 사외이사들과의 친분이 공정성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없다는 설명입니다.
물론 최 회장이 밀어주는 후임자가 있을 수 있지만 최 회장 역시 도덕성 타격을 입은 만큼 이런 지지가 별 도움은 안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 재계 관계자는 “포스코 사외이사들이 최정우 회장을 손절했다”는 평가까지 내놨습니다.
<앵커>
최근에 주가가 많이 떨어졌는데 이런 리스크들이 반영된 거라고 볼 수 있을까요.
<기자>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해 한때 76만 원에 이르던 포스코홀딩스 주가는 현재 40만 원까지 떨어졌습니다.
100조 원을 돌파했던 포스코그룹 6개 상장사 합산 시가총액은 73조 원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다만 최 회장 취임할 당시인 2018년 7월 시가총액 35조 원 보단 여전히 2배 이상 높습니다.
회사측은 이차전지 소재사업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환한 결과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앵커>
포스코 새 회장은 선출과 동시에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산업부 고영욱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고영욱기자 yyko@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