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투자 10년 만에 가장 매력적…연 6%대 수익률 가능"
글로벌 채권 운용사 핌코가 올해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거나 연착륙에 성공하는 두 가지 시나리오에서 모두 6%대 채권 투자 수익률을 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모힛 미탈 핌코 코어전략 최고투자책임자(CIO)는 22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24년 채권시장 전망 세미나에서 "현재 미국 채권 평균 수익률이 4.8%인데, 이를 기준점으로 우량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연 6~6.5%대 수익률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10년을 돌아봤을 때 현재 수준(의 수익률)은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

미탈 CIO는 미국 경제가 연착륙하거나 침체에 빠지는 두 가지 상황에서 모두 이러한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고 자신했다. 포트폴리오를 신용도가 높은 국가와 기업을 중심으로 구성하기 때문이다. 그는 신용등급이 낮거나 변동금리로 자본을 조달한 기업에는 신중히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저금리로 자본을 조달했지만 최근 조달 금리가 두자릿수까지 치솟으며 수익률이 저조하다는 이유에서다.

국가별로는 미국보다 영국 호주 캐나다 등이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더 높다고 내다봤다. 이들 국가에서 소비자가 주택담보대출을 변동금리로 받는 비율이 더 높아서다. 미탈 CIO는 "5년 전 취급했던 주택담보대출이 2024~2025년부터 변동금리로 돌아서는 물량이 상당해 이자 부담이 늘고 가계 소비 여력이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탈 CIO는 고신용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위해 미국 주택담보대출저당증권(MBS)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MBS는 대출 기간이 긴 주택담보대출을 유동화한 채권을 말한다. 그 중에서도 정부후원기관(GSE)인 프레디맥, 패니메이 등이 보증하는 에이전시 MBS는 신용도가 더 높은 상품으로 꼽힌다.

미탈 CIO는 "이 자산군이 현재 기대보다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미국 은행들이 지난해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이 분야 투자를 줄였고, 각국 중앙은행이 양적 완화에서 긴축으로 전환하면서 수요들이 빠지게 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현재 밸류에이션의 수준에서는 저평가돼있고 매력적인 자산군"이라고 강조했다.

내년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하 폭에 대해서는 "경기 침체가 발생한다면 시장이 예상하는 6~7회보다 더 많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이런 부분은 채권 가격에 완전히 반영이 안 됐다고 생각하며 채권에는 좋은 부분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기준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 금리도 하락하고 채권 가격은 상승한다.

다만 미탈 CIO는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감소하지 못할 위험 요인들이 상존한다"며 금리 인하 시기가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미국 수요가 여전히 강력하기 때문에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국채에 대해서는 "건설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미탈 CIO는 "물가 상승률이 하향세를 보이고 있어 2.5~2.75%까지 내려올 것이라 생각한다"라며 "지난해 대비 올해 반도체 회복에 힘입어 성장도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미국, 영국 등에 비해 재정적자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점도 한국 국채의 강점으로 꼽았다. 지난해 한국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2.6%로 미국 6.3%, 영국 5.1%(2022/2023 회계연도)에 비해 낮았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