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중국 지사를 방문해 임직원들과 춤을 추고 있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웨이보
이달 초 중국 지사를 방문해 임직원들과 춤을 추고 있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웨이보
최근 글로벌 반도체업계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사진이 화제가 됐다. 사진 속 젠슨 황은 전통 의상을 입고 춤을 추고 있다. 이달 초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임직원 행사 때 모습이다.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 경쟁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대만계 미국인인 황 CEO가 의외의 모습을 보이자 산업계에선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란 평가가 나온다. 미국 눈치도 봐야하고 최대 시장인 중국에 밉보여서도 안 되는 젠슨 황의 전략적 행보란 얘기다.

이런 상황 때문에 젠슨 황의 중국 방문은 극비리에 이뤄졌다. 블룸버그통신은 황 CEO의 중국 출장에 대해 “새해를 맞아 조용하게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엔비디아 중국 지사 직원들이 방중 사실을 SNS에 게재하면서 사진이 공개됐다.

엔비디아는 현재 중국 시장과 관련해 ‘진퇴양난’ 상황이다. 엔비디아의 중국 매출 비중은 약 20% 수준으로 추산된다. 바이두, 알리바바 등 중국의 대형 테크기업들은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인공지능(AI) 반도체의 주요 고객사다.

지난해부터 미국 정부가 중국으로의 최첨단 AI 반도체 수출을 금지하면서 엔비디아는 실적 급감 위기를 맞았다. 엔비디아는 중국 고객사에 납품하는 AI 반도체의 성능을 낮추는 방향으로 돌파구를 찾았지만 미국 정부는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젠슨 황의 중국 방문에 대해 반도체 업계에선 ‘미국 수출 규제의 해법을 찾기 위한 목적’이란 분석이 나온다. 엔비디아는 황 CEO의 방중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