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맥가이버', '가전 수리왕'으로 거듭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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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관 삼성전자서비스 프로
6000명 엔지니어 중 11명만 딴
가전분야 수리 9개 인증 섭렵
"매뉴얼·회로도 머릿속에 선명"
6000명 엔지니어 중 11명만 딴
가전분야 수리 9개 인증 섭렵
"매뉴얼·회로도 머릿속에 선명"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TV, 식기세척기, 공기청정기…. 이름만 대 보세요. 다 수리할 수 있습니다.”
‘가전 수리왕’ 김봉관 삼성전자서비스 전주센터 프로(48·사진)는 2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김 프로는 지난해 11월 삼성전자서비스 전국 엔지니어 5500여 명을 대상으로 연 ‘서비스 기술 경진대회’에서 최고상(금상)을 받은 베테랑 엔지니어다. 그는 “수리하다 막히는 게 있으면 밤낮으로 머릿속에 맴돈다”며 “어떻게든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고 파고든 덕분에 큰 상을 받은 것 같다”고 했다.
그가 서비스 기술 경진대회에서 상을 받은 건 이번이 네 번째다. 2019년 첫 출전에 은상을, 2020년·2021년·2023년엔 금상을 받았다. 한 종목에서 금상을 받으면 같은 종목에 다시 도전할 수 없기 때문에 2020년부터는 종목을 바꿔 출전했다. 10개 넘는 가전제품을 속속들이 알고 있기 때문에 ‘종목 교체’는 그에게 힘든 일이 아니었다. 김 프로는 “실력을 더 쌓아 용접 종목에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
김 프로는 어릴 때부터 전자제품 분해와 조립을 좋아했고, 잘했다. 그는 “동네에서 ‘맥가이버’로 불리던 아버지가 농기구를 고치는 모습을 보면서 자랐다”며 “대학생 때 PC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고장 난 컴퓨터를 직접 수리해 사장님의 칭찬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그는 2008년 스스로 ‘천직’으로 생각한 수리기사가 되기 위해 삼성전자서비스에 입사했다.
17년차가 된 지금은 삼성전자 가전은 전부 ‘마스터’했다. 전체 엔지니어 6000여 명 중 단 11명(0.18%)만 획득한 테크니컬 마스터(TM) 인증도 받았다. TM 인증을 받으려면 9개 분야 가전을 모두 수리할 줄 알아야 한다. 냉장고·세탁기·에어컨·TV·PC·프린터·시스템 에어컨·휴대폰·전자레인지와 청소기 등 소형가전까지다. 그는 “‘교과서 위주로 공부했다’는 수능 만점자의 말이 꼭 맞는다”며 “그저 매뉴얼과 회로도를 충실히, 수없이 눈에 익히고 제품에 적용하다보니 많은 가전을 수리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멀티 엔지니어’이다보니 고객 집에 한 번 방문할 때 여러 가전을 한꺼번에 고쳐주기도 한다. 냉장고가 고장 난 고객의 집에 방문해 세탁기나 TV도 수리해주는 식이다. 그는 “스마트싱스 등 사물인터넷(IoT) 기술로 가전제품이 모두 연결되기 시작하면서 네트워크 기술도 익혔다”며 “회사에서도 멀티 엔지니어 육성에 지원을 아끼지 않아 공부할 기회와 자료는 충분했다”고 했다.
그는 엔지니어의 가장 중요한 자질로 ‘해결하려는 자세’를 꼽았다. 김 프로는 “엔지니어는 나쁜 상황에 방문하는 사람”이라며 “날씨가 더울 때 에어컨이 안 되고, 냉장고가 망가져 음식을 다 버리게 생긴 고객을 찾아가는 만큼 ‘내가 문제를 해결해드리겠다’는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가전 수리왕’ 김봉관 삼성전자서비스 전주센터 프로(48·사진)는 2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김 프로는 지난해 11월 삼성전자서비스 전국 엔지니어 5500여 명을 대상으로 연 ‘서비스 기술 경진대회’에서 최고상(금상)을 받은 베테랑 엔지니어다. 그는 “수리하다 막히는 게 있으면 밤낮으로 머릿속에 맴돈다”며 “어떻게든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고 파고든 덕분에 큰 상을 받은 것 같다”고 했다.
그가 서비스 기술 경진대회에서 상을 받은 건 이번이 네 번째다. 2019년 첫 출전에 은상을, 2020년·2021년·2023년엔 금상을 받았다. 한 종목에서 금상을 받으면 같은 종목에 다시 도전할 수 없기 때문에 2020년부터는 종목을 바꿔 출전했다. 10개 넘는 가전제품을 속속들이 알고 있기 때문에 ‘종목 교체’는 그에게 힘든 일이 아니었다. 김 프로는 “실력을 더 쌓아 용접 종목에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
김 프로는 어릴 때부터 전자제품 분해와 조립을 좋아했고, 잘했다. 그는 “동네에서 ‘맥가이버’로 불리던 아버지가 농기구를 고치는 모습을 보면서 자랐다”며 “대학생 때 PC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고장 난 컴퓨터를 직접 수리해 사장님의 칭찬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그는 2008년 스스로 ‘천직’으로 생각한 수리기사가 되기 위해 삼성전자서비스에 입사했다.
17년차가 된 지금은 삼성전자 가전은 전부 ‘마스터’했다. 전체 엔지니어 6000여 명 중 단 11명(0.18%)만 획득한 테크니컬 마스터(TM) 인증도 받았다. TM 인증을 받으려면 9개 분야 가전을 모두 수리할 줄 알아야 한다. 냉장고·세탁기·에어컨·TV·PC·프린터·시스템 에어컨·휴대폰·전자레인지와 청소기 등 소형가전까지다. 그는 “‘교과서 위주로 공부했다’는 수능 만점자의 말이 꼭 맞는다”며 “그저 매뉴얼과 회로도를 충실히, 수없이 눈에 익히고 제품에 적용하다보니 많은 가전을 수리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멀티 엔지니어’이다보니 고객 집에 한 번 방문할 때 여러 가전을 한꺼번에 고쳐주기도 한다. 냉장고가 고장 난 고객의 집에 방문해 세탁기나 TV도 수리해주는 식이다. 그는 “스마트싱스 등 사물인터넷(IoT) 기술로 가전제품이 모두 연결되기 시작하면서 네트워크 기술도 익혔다”며 “회사에서도 멀티 엔지니어 육성에 지원을 아끼지 않아 공부할 기회와 자료는 충분했다”고 했다.
그는 엔지니어의 가장 중요한 자질로 ‘해결하려는 자세’를 꼽았다. 김 프로는 “엔지니어는 나쁜 상황에 방문하는 사람”이라며 “날씨가 더울 때 에어컨이 안 되고, 냉장고가 망가져 음식을 다 버리게 생긴 고객을 찾아가는 만큼 ‘내가 문제를 해결해드리겠다’는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