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의 굴레에서 기초체력이 바닥난 우리는 개혁의 속도를 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제공=일진그룹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제공=일진그룹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이 창립 56주년을 맞아 임직원들에게 "각자의 위치에서 행동을 바꿔야 할 중요한 시기"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1968년 노량진에서 창업할 당시의 초심을 떠올리게 된다"며 "지난 56년 동안 일진그룹을 세워 능동과 혁신으로 전력투구해 불모지에서 부품 소재 산업을 일으켰다"고 회고했다. 허 회장은 이어 "삼성과 SK그룹도 과거 20~30년 전 성장의 변곡점을 지난 뒤에 성장했듯이 기업마다 변곡점을 지나게 되면 더 큰 발전을 이뤄낼 수 있다"며 "우리 일진도 변혁의 시기에 놓여있다"고 강조했다.

허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강조한 건 다섯 가지다. 첫째, 목표는 구체적이며 측정 가능한 숫자로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열심히 하겠다' 같은 막연한 다짐이나 구호로는 부족하다"며 "모든 업무의 목표를 정량적인 숫자로 표시하고 달성해야 할 기한과 시기를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측정 가능해야 달성 여부를 알 수 있다"는 설명이다.

둘째, 임원 각자 자신만의 역할과 책임을 구체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허 회장은 "매출, 이익 목표만으로는 성과를 이끌어내지도, 성과를 설명해주지도 못한다"며 "매출과 영업이익률이 높아도 임원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면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회사의 목표 뒤에 숨어 안주하기보다는 조직에서 요구하는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능동적으로 실행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셋째, 내부직원 육성과 발탁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허 회장은 "모든 임원은 조직원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며 "성과급을 지급하지 못하는 회사라면 그 책임은 대표이사와 임원에게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임원 승진에서 내부 발탁이 더 많아져야 한다"며 "각 임원은 유능한 직원을 잘 지도해 자신을 대신할 수 있는 사람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넷째, 목표에 대한 강한 책임감과 주인의식이 필요하다고 했다. 허 회장은 "사업계획 목표는 '내가 달성해야 할 나의 목표이자 책임'이라는 책임의식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임직원들이 각자의 목표에 대해 상급자의 것으로만 생각하거나 한 발 뒤로 물러서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다섯째, 중장기 계획을 통해 미래 비전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했다. 허 회장은 "미래 우리 일진의 모습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그를 위해 우리는 지금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실행하지 않으면 미래를 바꿔나갈 수 없다"며 "생각과 행동을 어떻게 바꿔나가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는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단순히 구호에 그칠 것이 아니라 우리 일진의 한 사람 한 사람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뭉쳐서 행동을 바꾸고 회사의 미래를 바꿔나가는 일에 능동적으로 도전한다면 회사는 100년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