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한미약품 통합 소식에 급락한 OCI홀딩스…증권가선 "저가매수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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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CI·한미약품
사진=OCI·한미약품
한미약품그룹과 통합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전한 뒤 OCI홀딩스 주가가 급락했습니다. 대체로 환호했던 증권가의 평가와는 반대로 움직인 겁니다. 다만 두 기업집단의 통합과는 별개로 OCI그룹의 폴리실리콘 사업의 가치가 저평가됐다는 분석은 주목할 만합니다.

한미약품그룹과 통합 추진 발표 후 13.43% 하락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3일 OCI홀딩스는 1.96% 오른 9만86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한미약품그룹과의 거래가 알려지기 직전인 지난 11일 종가(11만3900)와 비교하면 13.43% 하락한 수준입니다. 최근 들어 반등을 모색하고 있지만, 저항선으로 작용하는 120일·200일 이동평균선을 뚫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마켓PRO] 한미약품 통합 소식에 급락한 OCI홀딩스…증권가선 "저가매수 기회"
주가 하락의 배경으로 양형모 DS투자증권 연구원은 △OCI홀딩스의 투자 포인트였던 폴리실리콘의 정체성 훼손 △OCI홀딩스와 한미약품그룹 내 상장사 주식을 모두 보유한 외국인의 포트폴리오 비중 조절 필요성 △통합 시너지의 불확실성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의 법적 대응 등을 꼽았습니다.

OCI·한미약품 그룹의 통합 추진 소식이 전해진 직후 대체로 호평 일색이었던 증권가 평가와는 반대 흐름입니다. 지난 12일 이후 OCI홀딩스에 대한 분석 보고서를 낸 8개 증권사 중 키움증권만 이번 거래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며 목표주가를 하향했습니다. 유상증자로 인해 지분이 희석되고, 당장 이종산업 간의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려우며, 지주사의 보유 지분 가치에 대해 주식시장이 할인한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하지만 정경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목표의견이 바라보는 기간은 6개월로, 단기 기업가치 영향에 보다 중점을 두고 이번 딜(거래)의 영향을 점검했다”는 단서를 붙였습니다. 다른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화학섹터 담당 애널리스트들이 OCI·한미약품 그룹의 통합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근거에 대해서는 정경희 연구원도 이견을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경영권 프리미엄 없는 합리적 가격에 신성장 동력 확보”

결과적으론 빗나갔지만, OCI·한미약품 그룹의 통합 추진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전문가들의 의견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우선 OCI그룹이 한미사이언스(한미약품그룹 지주사) 지분 27.03%를 인수하는 대가가 OCI홀딩스 주식과 현금을 합쳐 약 7703억원어치로 경영권 프리미엄이 거의 붙지 않았습니다. OCI홀딩스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과 현금 창출력과 비교해 7703억원이라는 금액이 부담스러운 수준도 아니고요.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의약품 연구·개발(R&D)과 영업의 위상이 최정상급인 제약사를 편입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겁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번 딜을 통해 OCI홀딩스는 재무구조를 악화시키지 않고, 내부 보유 현금을 멀티플(레버리지)이 높고 시황 변동이 크지 않은 사업에 투자했다”며 “저평가를 벗어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평가에도 주가가 급락하자 한승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마켓PRO] 한미약품 통합 소식에 급락한 OCI홀딩스…증권가선 "저가매수 기회"

중국산 폴리실리콘보다 비싸게 팔지만…밸류에이션은 더 낮아

OCI·한미약품 그룹의 통합 추진에 따른 OCI홀딩스의 주가 재평가 기대가 허황된 건 아닙니다. 통합 추진으로 인한 주가 급락 전부터 OCI홀딩스가 저평가됐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OCI그룹의 본업인 폴리실리콘 사업이 미중 패권다툼의 수혜로 탄탄대로를 걷고 있지만, 주가 수준은 패권다툼의 피해를 보고 있는 중국 폴리실리콘업체들에 못 미칩니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작년 1월 비중국산 폴리실리콘과 중국산 폴리실리콘의 가격 차이가 처음으로 kg당 10달러를 넘어섰고, 올해까지도 10달러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며 “스프레드 축소에 대해 의심하는 기간은 지났다. 이제는 스프레드가 주가에 반영될 시기”라고 말합니다.

OCI홀딩스의 12개월 선행 PER은 3.87배에 불과합니다. 올해 초 기준 중국 폴리실리콘업체들의 6.2배의 절반 수준입니다. 한승재 연구원은 “(중국의) 경쟁사들은 이익을 내기 어렵고, OCI의 폴리실리콘 사업 수익성은 40%에 육박하지만 프리미엄은 없다”며 “극심한 저평가”라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정경희 연구원은 OCI홀딩스가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는 데 따라 수익성 변동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킬 것으로 기대해 매수를 추천했지만, “이번 거래를 통해 당분간 한미사이언스 통합이라는 큰 포트폴리오 변화로 역량이 분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한경우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