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에 기존 노선 예타 중지 요청 예고
광주시 "효천역 경유 안 하면 사업 포기"…전남도 "선 예타·후 변경"
광주시, 전남도에 광역철도 노선변경 '최후통첩'…갈등 심화
광주시가 전남 나주로 오가는 광역철도 노선 변경을 위해 국토교통부에 기존 노선의 예비타당성 조사 중지를 요청하겠다는 '최후통첩'을 전남도에 날렸다.

광주 군 공항 이전에 더해 이번에는 철도가 시도 간 갈등의 뇌관으로 부상하는 양상이다.

24일 광주시와 전남도에 따르면 시는 지난 23일 광주∼전남 나주 광역철도 건설에 대한 의견을 요구하는 공문을 전남도와 나주시에 보냈다.

광주시는 "광역철도 노선변경과 관련해 예비타당성 조사 중지 요청, 경제성 향상 방안 마련 용역 추진을 논의하고자 지난 연말부터 여러 차례 실무협의회 개최를 요청했다"며 "현재까지 실무협의회가 개최되지 않고 있어 국토교통부에 광역철도 예비타당성 조사(예타) 중지를 요청하겠다"고 예고했다.

특히 "25일까지 회신이 없으면 동의하는 것으로 간주한다"는 지방자치단체 간 공문에서 보기 드문 '엄포성 문구'도 삽입했다.

광주시는 광주 효천역을 경유하도록 노선 변경을 요구하며 현재 진행 중인 예타를 중지하고 후속 조치를 이행할 것을 전남도에 요구해왔다.

전남도는 효천역 경유에는 반대하지 않으면서도 기존 예타는 진행하고 이후 변경 절차를 밟는 '선 예타, 후 노선 변경 검토'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인식차 탓에 전남도가 노선 변경 절차 논의를 위한 실무협의 요청에 미온적인 자세를 보이자 광주시는 예타 중지 요청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예타 중지를 요청한다 해도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해당 지자체인 전남도와 나주시의 명시적이지 않은, '동의하는 것으로 간주하는 수준'의 의사 표시로 국토교통부가 요청을 수용할 리 없기 때문이다.

광주시는 예타 중지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사업 포기도 불사하겠다는 태세다.

광주시 관계자는 "현재 계획상으로 광주시가 건설비 일부(2천억원), 연간 운영비 일부(100억원)를 부담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효천역을 경유하지 않으면 지출만 있을 뿐 시민에게 편익은 없다"며 "전남도가 만나자는 요청에도 응하지 않고, 이대로 예타가 끝난 뒤 노선 변경이 어려운 상황으로 흘러간다면 시 입장에서는 사업을 지속할 수 없다"고 말했다.

광역철도는 제4차 국가철도망 계획(2021~2025)에 반영된 국책사업으로 예상 사업비는 1조5천192억원이다.

광주 상무역, 나주 남평읍, 나주 혁신도시, KTX 나주역을 연결하는 총길이 26.46㎞의 복선 전철로 구상 중이며 효천역을 지날 경우 사업비는 2천600억원 늘어날 것으로 광주시는 예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