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구조조정 막 올랐다…시행사 자본 요건 대폭 강화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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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매입부터 대출 최대로 당겨왔는데…이복현 "100% 가깝게 자기책임" 파장
고금리·부동산 침체기에 위기 반복되자 '대수술'…연구용역 상반기 결과 최근 태영건설 워크아웃을 계기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감이 고조된 가운데 정부가 시행사 자본 요건을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 정책 수장들이 잇따라 PF 시장의 근본적인 개혁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어 예상보다 더 강도 높은 '대수술'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4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부동산 PF 사업자의 자기 책임을 높이는 방향의 제도 개선을 검토 중이다.
현행 PF 구조는 시행사가 땅값부터 70% 이상을 브릿지론을 통해 해결한다.
토지 매입 비용은 기본적으로 사업자가 충당하는 미국 등 선진국과 상반되는 구조다.
시행사는 토지를 사들인 뒤 이를 담보로 본 PF를 일으켜 앞서 빌린 브릿지론을 갚고, 입주자들이 주택담보대출로 마련한 돈으로 본 PF를 상환한다.
이러한 구조로 시행사들은 총 사업비의 5~10% 안팎에 불과한 자기자본으로 수조원대의 부동산 개발에 나설 수 있었다.
분양 수요가 넘쳐나는 부동산 호황기에는 이러한 구조가 문제가 없을 뿐 아니라 금융권에도 막대한 수익을 가져다줬다.
그러나 최근 금리가 높아지고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PF 부실이 건설업계뿐 아니라 금융권까지 '뇌관'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한 방송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선진국의 PF는 기본적으로 땅은 자기자본으로 사고 건물을 짓거나 사업을 할 때 금융을 일으키지만, 우리나라는 대출을 일으켜 땅부터 산다"며 "그러다 보니 분양가격이 폭락하면 줄줄이 '폭망'하는 구조"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현행 구조하에서는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라고도 말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발언 수위를 한층 더 높였다.
이 원장은 PF 시행사의 총사업자금 대비 자기자본비율 상향 조정과 관련해 "100%에 가까울 정도로 자기 책임이 될 수 있는 상태에서 부동산 개발 시행을 하지 않는 것은 앞으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PF 사업장의 금융권 차입 및 의존도를 최대한 낮춰야 한다는 발언에 금융권에서 여러 해석이 이어졌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PF 본질은 사업성을 잘 따져 대출을 내주면 되는 것"이라며 "자본 조달까지 기계적인 비율을 주문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100%까지 자기자본으로 하기 쉽지 않다"며 "레버리지가 과하면 나쁘지만, 결국은 사업 규모를 키우는 기법이라 아예 없애는 방식을 언급한 건 아닐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시행사의 자본 요건을 20% 수준으로 높일 것이란 관측이 나오다 보니, 그보다도 더 강한 자본 요건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 같다"면서도 "대출 없이 사업을 진행하란 뜻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자본력이 너무 부족한 시행 사업자들을 걸러내야 한다는 공감대는 형성되고 있지만 자본 요건 수준 등을 두고는 계속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PF 규제를 지나치게 강화할 경우 '공급 절벽'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한 정부 관계자는 "후진적인 시행 관행을 들여다볼 때는 됐지만 시행사의 자기자본 요건 강화는 공급 정책에도 부담을 줄 수 있어 조심해서 다뤄야 할 사안"이라며 "부처 간 협의를 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경제정책방향에서 "부동산 PF 시장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부동산 개발사업 추진 방식 등의 근본적인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를 위해 기획재정부는 국토교통부와 함께 선진적인 해외 사례 조사 등을 포함한 연구용역을 한국개발연구원(KDI)·한국조세재정연구원·국토연구원에 맡겨 진행 중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시작한 연구용역은 올해 상반기 내 마무리될 예정이다.
한편, 금융당국은 기존 3천개가 넘는 PF 사업장들에 대한 사업성 재평가 및 경·공매 등을 통한 정리 작업도 상반기부터 본격화된다.
이 금감원장은 이날 PF와 관련해 "일부 금융사나 건설사의 어려움이 있더라도 감내하고, 기존에 말한 것보다 훨씬 엄청나게 강도 높게 정리를 진행할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새살이 돋으려면 굳은살을 벗겨내야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금융권에 결산 시 사업성이 없는 PF 사업장에 대해서는 예상 손실을 100% 인식해 충당금을 적립하고 신속히 매각·정리할 것도 주문한 상태다.
경·공매를 통해 토지 가격이 내려가야 PF 사업성이 개선되고 새로운 자금이 흘러들어올 것이란 게 금융당국 판단이다.
당장 다음 달 결산 관련 점검 시 PF 관련 충당금을 집중 들여다보겠다고 예고한 만큼 PF 부실 정리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고금리·부동산 침체기에 위기 반복되자 '대수술'…연구용역 상반기 결과 최근 태영건설 워크아웃을 계기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감이 고조된 가운데 정부가 시행사 자본 요건을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 정책 수장들이 잇따라 PF 시장의 근본적인 개혁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어 예상보다 더 강도 높은 '대수술'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4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부동산 PF 사업자의 자기 책임을 높이는 방향의 제도 개선을 검토 중이다.
현행 PF 구조는 시행사가 땅값부터 70% 이상을 브릿지론을 통해 해결한다.
토지 매입 비용은 기본적으로 사업자가 충당하는 미국 등 선진국과 상반되는 구조다.
시행사는 토지를 사들인 뒤 이를 담보로 본 PF를 일으켜 앞서 빌린 브릿지론을 갚고, 입주자들이 주택담보대출로 마련한 돈으로 본 PF를 상환한다.
이러한 구조로 시행사들은 총 사업비의 5~10% 안팎에 불과한 자기자본으로 수조원대의 부동산 개발에 나설 수 있었다.
분양 수요가 넘쳐나는 부동산 호황기에는 이러한 구조가 문제가 없을 뿐 아니라 금융권에도 막대한 수익을 가져다줬다.
그러나 최근 금리가 높아지고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PF 부실이 건설업계뿐 아니라 금융권까지 '뇌관'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한 방송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선진국의 PF는 기본적으로 땅은 자기자본으로 사고 건물을 짓거나 사업을 할 때 금융을 일으키지만, 우리나라는 대출을 일으켜 땅부터 산다"며 "그러다 보니 분양가격이 폭락하면 줄줄이 '폭망'하는 구조"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현행 구조하에서는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라고도 말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발언 수위를 한층 더 높였다.
이 원장은 PF 시행사의 총사업자금 대비 자기자본비율 상향 조정과 관련해 "100%에 가까울 정도로 자기 책임이 될 수 있는 상태에서 부동산 개발 시행을 하지 않는 것은 앞으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PF 사업장의 금융권 차입 및 의존도를 최대한 낮춰야 한다는 발언에 금융권에서 여러 해석이 이어졌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PF 본질은 사업성을 잘 따져 대출을 내주면 되는 것"이라며 "자본 조달까지 기계적인 비율을 주문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100%까지 자기자본으로 하기 쉽지 않다"며 "레버리지가 과하면 나쁘지만, 결국은 사업 규모를 키우는 기법이라 아예 없애는 방식을 언급한 건 아닐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시행사의 자본 요건을 20% 수준으로 높일 것이란 관측이 나오다 보니, 그보다도 더 강한 자본 요건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 같다"면서도 "대출 없이 사업을 진행하란 뜻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자본력이 너무 부족한 시행 사업자들을 걸러내야 한다는 공감대는 형성되고 있지만 자본 요건 수준 등을 두고는 계속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PF 규제를 지나치게 강화할 경우 '공급 절벽'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한 정부 관계자는 "후진적인 시행 관행을 들여다볼 때는 됐지만 시행사의 자기자본 요건 강화는 공급 정책에도 부담을 줄 수 있어 조심해서 다뤄야 할 사안"이라며 "부처 간 협의를 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경제정책방향에서 "부동산 PF 시장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부동산 개발사업 추진 방식 등의 근본적인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를 위해 기획재정부는 국토교통부와 함께 선진적인 해외 사례 조사 등을 포함한 연구용역을 한국개발연구원(KDI)·한국조세재정연구원·국토연구원에 맡겨 진행 중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시작한 연구용역은 올해 상반기 내 마무리될 예정이다.
한편, 금융당국은 기존 3천개가 넘는 PF 사업장들에 대한 사업성 재평가 및 경·공매 등을 통한 정리 작업도 상반기부터 본격화된다.
이 금감원장은 이날 PF와 관련해 "일부 금융사나 건설사의 어려움이 있더라도 감내하고, 기존에 말한 것보다 훨씬 엄청나게 강도 높게 정리를 진행할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새살이 돋으려면 굳은살을 벗겨내야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금융권에 결산 시 사업성이 없는 PF 사업장에 대해서는 예상 손실을 100% 인식해 충당금을 적립하고 신속히 매각·정리할 것도 주문한 상태다.
경·공매를 통해 토지 가격이 내려가야 PF 사업성이 개선되고 새로운 자금이 흘러들어올 것이란 게 금융당국 판단이다.
당장 다음 달 결산 관련 점검 시 PF 관련 충당금을 집중 들여다보겠다고 예고한 만큼 PF 부실 정리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