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대 지원 '0', 텅 빈 대학원…공대생은 해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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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 선 대학
서울대 인문대 21개 과 중 7곳
올해 석·박사과정 지원자 없어
한국 등지는 이공계 대학원생
최근 10년간 10만명 '엑소더스'
서울대 인문대 21개 과 중 7곳
올해 석·박사과정 지원자 없어
한국 등지는 이공계 대학원생
최근 10년간 10만명 '엑소더스'
서울대 인문대학 21개 학과 중 7개 학과가 올해 석사 또는 박사 대학원생 지원자를 한 명도 뽑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지난 10년간 국내에서 학부만 마치고 해외 대학원에 진학한 이공계 학생은 누적 10만 명에 달했다. 국내 인문대학원 초토화 현상과 이공계 인재의 해외 엑소더스가 맞물려 고급 인재의 산실인 대학원 시스템이 무너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국가 연구 역량의 핵심인 대학원 붕괴를 막기 위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2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10년간(2013~2022년) 해외 대학원에 진학한 학생은 9만6062명에 달한다. 매년 1만 명에 가까운 대학원생이 한국을 떠나 해외 대학을 택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감소하던 이공계 대학원 유학생은 2022년 전년 대비 852명 늘어난 9392명을 기록했다.
인문대학원은 고사 직전이다. 2024학년도 서울대 인문대학원 소속 학과 중 독어독문과와 노어노문과는 석사과정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다. 중어중문과, 고고미술사학과(고고학 전공), 철학과(동양철학 전공), 아시아언어문명학부, 인지과학과 등은 박사과정 지원자도 ‘0명’이다.
자연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2023학년도 대학원생 선발에서 서울대의 자연과학대 학과 절반이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그나마 사정이 낫다고 하는 공과대 역시 석사과정 중 60% 이상이 미달이었다. 석·박사통합과정은 전체 학과 중 90% 이상이 신입생 정원을 채우는 데 실패했다.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 구조조정으로 박사 학위를 따도 지방대 교수직 등 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대학이 겪고 있는 ‘대학원 공동화 현상’은 심각한 상황이다. 2023학년도 서울 주요 10개 대학의 일반대학원 충원율은 91.1%로 모두 미달이다. 2013학년도 100.9%에서 10%포인트가량 줄었다.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는 2013학년도 98.4%였던 신입생 충족률이 2023학년도에 90.8%로 줄었다. 이마저도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허수’라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서울 주요 사립대 총장은 “일부 인기 학과가 정원 이상을 뽑아 전체 충원율을 맞추는 실정”이라며 “특히 공동화가 심각한 기초학문 분야는 제대로 된 학자를 키워낼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2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10년간(2013~2022년) 해외 대학원에 진학한 학생은 9만6062명에 달한다. 매년 1만 명에 가까운 대학원생이 한국을 떠나 해외 대학을 택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감소하던 이공계 대학원 유학생은 2022년 전년 대비 852명 늘어난 9392명을 기록했다.
인문대학원은 고사 직전이다. 2024학년도 서울대 인문대학원 소속 학과 중 독어독문과와 노어노문과는 석사과정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다. 중어중문과, 고고미술사학과(고고학 전공), 철학과(동양철학 전공), 아시아언어문명학부, 인지과학과 등은 박사과정 지원자도 ‘0명’이다.
자연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2023학년도 대학원생 선발에서 서울대의 자연과학대 학과 절반이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그나마 사정이 낫다고 하는 공과대 역시 석사과정 중 60% 이상이 미달이었다. 석·박사통합과정은 전체 학과 중 90% 이상이 신입생 정원을 채우는 데 실패했다.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 구조조정으로 박사 학위를 따도 지방대 교수직 등 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대학이 겪고 있는 ‘대학원 공동화 현상’은 심각한 상황이다. 2023학년도 서울 주요 10개 대학의 일반대학원 충원율은 91.1%로 모두 미달이다. 2013학년도 100.9%에서 10%포인트가량 줄었다.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는 2013학년도 98.4%였던 신입생 충족률이 2023학년도에 90.8%로 줄었다. 이마저도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허수’라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서울 주요 사립대 총장은 “일부 인기 학과가 정원 이상을 뽑아 전체 충원율을 맞추는 실정”이라며 “특히 공동화가 심각한 기초학문 분야는 제대로 된 학자를 키워낼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