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도 韓저출생 걱정…"출산여성 지원 늘려야"
아제이 방가 세계은행 총재(사진)가 “한국의 미래를 위해선 저출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육비 부담과 경쟁적인 교육 환경이 저출산의 주된 원인이라는 진단도 내놨다.

한국을 방문한 방가 총재는 25일 서울 청량리동 글로벌지식협력단지에서 한국의 경제 발전 역사를 소개하는 전시실을 둘러본 뒤 기자들과 만나 “한국에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선 인구가 늘어나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자녀를 양육하는 데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경쟁이 심해 가족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며 “이는 출산 의향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이를 낳은 여성에 대한 적절한 보상도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가 총재는 “출산 후 경력이 단절된 여성에게 적절한 보상을 하지 않는다면 여성이 직장으로 복귀했을 때 (임금 측면에서) 더욱 뒤처지게 된다”고 했다.

한국 경제에 대해선 “모든 나라가 부침을 겪지만 한국 경제는 기본적으로 매우 강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은 조선에서부터 자동차, 반도체, 전자기기 등 모든 분야에서 깊은 전문성을 갖춘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가 총재는 다양한 경험과 기술력을 겸비한 한국 기업이 개발도상국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개도국은 금융자본과 인적자본, 기술력이 필요한데 한국 은행과 기업은 훌륭한 인적자본과 기술을 갖추고 있다”며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도 개도국 성장에 매우 유용하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한국 기업은 아프리카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력·헬스케어·교육사업 등 아프리카 국가들이 대부분 뒤처진 분야가 한국 기업에는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아프리카에선 6억 명이 전기를 전혀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며 “신재생에너지, 스마트그리드 등이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