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국회에서 열린 ‘플랫폼 규제법 제정의 쟁점과 과제’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공정거래위원회가 플랫폼 규제법의 구체적인 내용을 제대로 설명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봉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안이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좌담회를 하게 됐다”며 “공정위는 많은 중요한 부분에 대해 ‘확정되지 않았다’ ‘조속히 만들겠다’고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도 “공정위는 법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경제단체와 만난 자리나 언론을 통해서만 법안 내용을 흘리고 있다”며 “공정위에 유감을 강하게 표한다”고 했다.

지난달 30일 공정위가 플랫폼 규제법을 제정하겠다고 밝힌 이후 법안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한 적은 없다. 경제계에서는 산업 전반에 큰 파장을 몰고 올 법안을 내놓으면서 정부가 한 달 가까이 아무런 내용을 공개하지 않자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한 벤처업계 관계자는 “법안의 불확실성 때문에 올해 사업 계획을 세우는 데 차질을 빚는 경우가 많다”며 “공정위는 무작정 안심하라고만 한다”고 했다.

공정위는 벤처기업협회 등 유관 기관 등의 정책간담회 요청엔 언제든지 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한 달 가까이 추가 내용을 밝히지 않고 있어 업계 내에선 정책간담회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이렇다 보니 기업들 사이에 각종 추측만 난무하고 있다.

이에 공정위는 지난 24일 급히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육성권 공정위 사무처장은 이 자리에서 “관계부처 협의가 아직 진행 중인 사항이라 현시점에 언급하기는 어렵다”며 “조만간 시원하게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여전히 쟁점 내용에 관한 보도와 문제 제기에 대해서는 ‘가짜 뉴스’라는 입장으로 일관했다. 구체적인 내용도 없이 간담회를 열어 혼란만 더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유관 부처와의 조율도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경목/이슬기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