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72년 동안 유지해 오던 술 판매 규제를 풀었다. 이는 석유산업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낮추고, 사우디를 무역·금융·관광 중심지로 탈바꿈하려는 대개혁 정책 ‘비전 2030’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25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사우디 수도 리야드 서쪽, 대사관과 외교 관저가 몰려 있는 외교 단지에서 몇 주 내로 주류 상점이 문을 열 예정이다. 판매 대상은 무슬림이 아닌 외교관들로 엄격히 제한된다. 이들은 지정된 앱 ‘디플로’를 통해 사전 신분 확인 절차를 거친 뒤 정부로부터 승인 코드를 얻어야 한다. 매장 내 사진 촬영이 금지된다. 21세 미만은 출입할 수 없고, 대리 구매는 불가하다. 한 달 동안 구매할 수 있는 주류의 양도 정해져 있다. 매달 인당 240포인트를 부여받는데 양주 1L는 6포인트, 와인 1L는 3포인트, 맥주 1L는 1포인트 등으로 책정됐다. 사우디 정부 관계자는 “불법 술 매매를 근절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