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지난해 나란히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국내 기업 영업이익 1·2위에 올랐다. 현대차가 삼성전자 등을 제치고 ‘한국에서 가장 수익을 많이 내는 회사’ 자리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매출 162조6636억원, 영업이익 15조1269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발표했다. 창사 이후 최고 실적을 낸 2022년보다 매출은 14.4%, 영업이익은 54.0% 늘었다. 기아의 매출(99조8084억원)과 영업이익(11조6079억원)도 전년보다 각각 15.3%와 60.5% 증가했다. 기아는 사상 처음 ‘영업이익 10조원 클럽’에 가입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현대차와 기아가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비결로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하이브리드카, 전기차 등 상대적으로 마진이 높은 차량 판매가 늘어난 것을 꼽는다. 지난해 현대차의 제네시스와 SUV 판매 비중은 60%에 육박했다. 두 회사가 지난해 판매한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차는 모두 127만1000대로 전체 판매량(730만4282대)의 17%를 차지했다. 친환경차 판매 대수는 1년 전보다 28% 늘었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판매 목표를 작년보다 각각 0.6%와 3.6% 증가한 424만 대, 320만 대로 정했다. 매출 목표는 각각 170조8000억원과 101조1000억원으로 설정했다.

두 회사는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의 방식으로 5조원 이상을 주주에게 돌려주는 강력한 주주환원책을 내놨다. 이 덕분에 이날 현대차(18만8700원)와 기아(9만3000원) 주가는 각각 2%와 5.8% 상승했다.

SK하이닉스도 작년 4분기 346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다섯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이날 밝혔다. 인공지능(AI)용 고부가가치 D램 수요가 급증한 덕분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김재후/박의명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