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
사진=로이터
미국 최대 노동조합 조직 중 하나인 전미자동차노조(UAW)는 24일(현지시간) 올해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대해 지지를 선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에 이어 전날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2연승을 거머쥐면서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대세론을 굳히며 바이든 대통령과의 리턴매치를 예고한 다음 날이다.

숀 페인 UAW 위원장은 이날 워싱턴 DC에서 열린 연례 콘퍼런스에서 "오는 11월 대선에서 우리를 지지할 누군가를 선택할 수도 있고 우리를 분열시킬 누군가를 선택할 수도 있다"며 "누가 우리에게 승리를 안길 후보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노조 파괴 발언을 잇달아 열거한 뒤 "바이든 대통령은 노조 활동을 공개적으로 지지했고, 지난해 파업에 동참하기까지 했다. 그는 미국 역사에서 처음으로 우리 파업에 동참해 연대한 첫 대통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페인 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는 사기꾼이다. 트럼프는 억만장자이며, 그들을 대변하는 사람"이라고 비판한 뒤 "조 바이든이 우리의 지지를 얻었다"고 선언했다.

페인 위원장의 공개 지지 이후 행사장에는 '조'를 연호하는 함성이 울려 퍼졌다.

이어 연단에 오른 바이든 대통령은 "집에 오니 좋다"면서 "월스트리트가 아닌 중산층이 미국을 만들었으며, 중산층은 노조가 건설한 것"이라고 노조에 대한 연대를 표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역사상 가장 친노조 대통령이 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면서 "여러분의 지지를 얻게 돼 자랑스럽다. 나는 여러분의 지지를 받아 영광이고, 여러분은 나의 지지를 가졌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를 비롯해 역대 정부에서 많은 미국인이 자존심을 잃었다"면서 "많은 미국 기업들이 값싼 노동력을 찾아 해외로 나갔지만, 우리는 그 일자리들을 불러왔다. 우리는 '메이드 인 아메리카'의 미래를 만들고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나는 미국을 재건할 것"이라며 "내가 취임한 이후 전기차를 비롯해 미국 제조업이 부활하고 있다. 반도체법을 통해 전기차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미국에서 직접 생산하고 있으며, 우리는 중국을 손 놓고 지켜보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트럼프가 무노조 경영을 통해 여러분을 공격했지만 대통령으로서 나는 여러분과 함께 피켓을 들었다"며 "고맙다. 이보다 더 자랑스러울 수 없다. 여러분과 함께해 영광"이라고 거듭 감사를 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이후 지속해서 '친노조' 정책을 강조해 왔다.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지난해 UAW의 파업 현장을 방문해 시위에 동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동차노조의 지지 선언으로 미국 중서부 및 북동부 일대 제조업의 중심지인 '러스트 벨트'에 위치한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등 '스윙 스테이트'(경합 주)에서 확실한 지지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UAW의 이번 지지 선언은 조합원들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투표하도록 설득하는 효과보다는 투표 동기를 부여하는 데 더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이 같은 노조의 공식적인 지원이 없다면, 바이든 대통령은 미시간과 같은 중요한 스윙 스테이트에서 투표에 참여하는 조합원 수의 감소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기도 높은 자동차 제조업 '스윙 스테이트'에서 (자동차노조가) 바이든 대통령 지지를 선언하고 나섰다"며 "이는 스스로 '친노조'를 자임해 온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적 승리"라고 평가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