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발렌카 2연패 도전…정친원은 10년 만에 중국 선수 우승 노려
둘 다 강한 서브 앞세운 공격형, 상대 전적은 사발렌카 우위
'호랑이' 사발렌카냐, '퀸' 정친원이냐…27일 호주오픈 결승전
아리나 사발렌카(2위·벨라루스)와 정친원(15위·중국)의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8천650만 호주달러·약 761억원) 여자 단식 결승전이 27일 오후 5시 30분(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에서 펼쳐진다.

사발렌카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호주오픈 챔피언에 도전한다.

생애 처음 메이저 대회 결승에 오른 정친원은 2014년 호주오픈 리나(중국) 이후 10년 만에 중국 선수의 메이저 대회 단식 우승을 노린다.

둘은 나란히 '파워 테니스'를 구사하는 선수들이다.

키 182㎝인 사발렌카는 넓은 어깨가 돋보이는 건장한 체격에 강력한 서브와 포핸드를 갖춘 '빅 히터'다.

이번 대회 서브 최고 시속 195㎞를 찍어 여자 선수 가운데 3위에 올랐고, 지난 시즌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에서 서브 에이스 400개를 넘긴 3명 가운데 1명이 바로 사발렌카다.

팔에 호랑이 문신을 새긴 것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엄청난 공격 성향으로, 이번 대회 4강까지 6경기에서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았다.

25일 열린 준결승에서 코코 고프(4위·미국)를 2-0(7-6<7-2> 6-4)으로 물리치기 전까지 5경기에서는 한 세트에 4게임 이상 허용한 적도 없을 정도로 매 경기 일방적인 승리를 거뒀다.

사발렌카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2012, 2013년 빅토리야 아자란카(22위·벨라루스) 이후 11년 만에 호주오픈 여자 단식 2연패를 달성하게 된다.

아울러 1998년생인 사발렌카는 이가 시비옹테크(1위·폴란드)와 함께 만 26세 이전에 메이저 대회 단식 2승을 거둔 현역 선수가 된다.

다소 불같은 성격으로 인해 안정감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2022년 US오픈부터 최근 6개 메이저 대회에서 연달아 4강 이상의 성적을 낼 정도로 꾸준한 모습이다.

'호랑이' 사발렌카냐, '퀸' 정친원이냐…27일 호주오픈 결승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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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맞서는 2002년생 정친원 역시 이번 대회에서 서브 에이스 48개를 꽂아 1위를 달리며 만만치 않은 힘을 보여주고 있다.

서브 에이스 2위 얼리샤 파크스(82위·미국)의 25개와는 차이가 크게 난다.

사발렌카는 24개로 3위다.

다만 서브 최고 시속은 정친원이 186㎞로 상위 20위 안에 들지 못했다.

25일 다야나 야스트렘스카(93위·우크라이나)와 4강전 때도 그랬듯이 호주에 사는 많은 중국 팬의 열띤 응원이 27일 결승에서 정친원에게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대회 기간에는 호주를 방문 중인 2014년 호주오픈 챔피언 리나를 직접 만나 응원의 기운을 받기도 했다.

이번 대회 결승행에는 다소 운이 따랐다.

대진표상으로는 도중에 엘레나 리바키나(3위·카자흐스탄), 제시카 페굴라(5위·미국)와 만날 가능성이 컸지만 리바키나, 페굴라가 모두 조기 탈락한 덕에 시드 선수를 한 번도 상대하지 않고 결승까지 올라왔다.

사발렌카는 4강까지 6경기에서 시드 선수를 3번 만났고 그중 두 번은 상위 10번 시드 이내 선수들이었다.

이름의 '친'에 해당하는 영문 표기 'Qin'으로 인해 '퀸'(Queen)이라는 별명이 있는 정친원은 이번 대회에서 '메이저 퀸' 등극 여부에 상관 없이 이미 세계 랭킹 10위 내 진입을 확정했다.

'호랑이' 사발렌카냐, '퀸' 정친원이냐…27일 호주오픈 결승전
둘의 상대 전적은 지난해 US오픈 8강에서 한 차례 만나 사발렌카가 2-0(6-1 6-4)으로 이겼다.

사발렌카는 "아무래도 메이저 결승에 처음 올라오면 심적인 부담이 크다"고 자신감을 내보이며 "정친원은 특히 포핸드가 강력한 무기인 훌륭한 선수"라고 말했다.

그는 "타이틀 방어가 쉽지 않겠지만 올해 안 되면 내년에 (우승)하면 된다"고 여유를 보였다.

정친원은 "사발렌카는 현재 투어에서 서브, 포핸드, 백핸드 모두 가장 강력한 선수"라며 "상대가 누가 됐든 나에게는 커다란 도전이고, 누가 더 부담을 이겨내고 자신의 테니스를 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정해질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