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준 대표는 8억원만 관여 인정…"선대 회장이 주도"
'90억대 비자금' 신풍제약 전 대표·임원 실형
수십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장원준 신풍제약 전 대표와 이 회사 전직 임원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는 26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장 전 대표에게 징역 2년 6개월, 노모 전 전무에게 징역 5년을 각각 선고했다.

다만 법정에서 구속하진 않았다.

양벌규정으로 함께 기소된 신풍제약 법인에는 벌금 1천만원이 선고됐다.

이들의 비자금 조성을 도운 무등록 대부업체 대표 이모씨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장 전 대표와 노 전 전무는 2008년 4월∼2017년 9월 원재료 납품가를 부풀리거나 거래한 것처럼 꾸며 차액을 돌려받는 수법으로 비자금 총 91억원을 조성해 자사 주식 취득과 생활비 등에 쓴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장 전 대표의 경우 부친인 고(故) 장용택 전 신풍제약 회장이 사망한 후인 2016년 3월부터 범행에 가담했다고 보고 8억여원의 비자금 조성액만 유죄로 판단했다.

반면 범행을 자백한 노 전 전무에 대해서는 혐의액 전체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비자금 관련 범행은 장용택 전 회장이 주도해 시작된 것으로, 장 전 대표가 처음부터 개입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도 "장 전 대표는 1년 6개월 넘는 기간 동안 8억원 이상의 비자금을 조성했고, 그전에 마련된 비자금과 합쳐 총 12억원을 횡령해 기업 경영의 청렴성을 크게 훼손했다"고 질타했다.

다만 "57억원을 공탁하고 동종 범죄 전력이 없는 점은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