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차기 노리는 기린아"…이병태 교수, 개혁신당 갈까 [정치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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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태 카이스트 교수, 정계 입문설 왜
총선 부정선거 때부터 다년간 한목소리
이준석 "아직 연락 못 드렸다"
이병태 "한국·통합당 때도 고사"
총선 부정선거 때부터 다년간 한목소리
이준석 "아직 연락 못 드렸다"
이병태 "한국·통합당 때도 고사"
최근 정치권에서 개혁 보수 성향의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의 정계 입문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에서 사실상 쫓겨나 개혁신당을 이끄는 이준석 대표와 그간 비슷한 지향을 드러내 왔다는 평가가 모이면서다. 일각에서는 이 교수를 이 대표를 옹호하는 우군(友軍)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이 교수는 이런 평가가 나오는 건 "우연"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이 교수와 이 대표가 같은 목소리를 낸 건 2020년 4·15 총선 이후 강경 보수 진영 사이에서 제기된 '부정 선거' 의혹이 불거졌을 때부터다. 당시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이던 이 대표와 이 교수는 부정 선거 의혹이 허무맹랑한 주장이라는 데 목소리를 높였다. 이 때문에 두 사람은 강경 보수 지지자들로부터 "우익 사회에서 쫓아내야 한다"는 막말과 비난 세례를 함께 맞았다.
이어 이 대표의 '성 상납' 의혹이나,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간 텔레그램 문자로 촉발된 '내부 총질' 논란이 한창이던 2022년 8월 이 교수는 한 매체에 <이준석은 '윤석열 꼬붕' 아니다...차기를 노리는 웅대한 꿈의 '기린아'>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줄인 내용은 이렇다. "이 대표 옹호하다가 욕먹는 김에 한 발 더 나가보자. 이준석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윤 대통령 포함) 공통된 지적은 당 대표답지 않게 내부 총질했다는 것"이라며 "이준석은 그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애송이'가 아니다. 그는 '윤석열의 꼬붕'으로 윤석열의 자비와 낙점으로 국회의원 한번 하고자 하는 정치인이 아니다. 그는 보수당을 혁신하고 세대교체의 주역으로 자신의 힘으로 차기, 차차기를 노리는 웅대한 꿈을 갖고 있는 기린아다."
이뿐만 아니라, 이 교수는 사소한 이슈에서도 매번 이 대표를 적극 옹호했다. 그는 2023년 11월 이 대표가 당시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을 영어로 응대하거나, 여의도 한 식당에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설전을 벌여 '도덕성' 논란이 일었을 때도 "이 대표는 아직도 어리고 철없고 인성에 문제가 있는 철부지 정치인으로 낙인이 찍히고 있는 듯하다"며 "젊은 세대의 정치인의 직설적이고 감정을 노출하는 소통의 방식이 철없고 인격적 미성숙을 의미하고 인성에 문제가 있다는 식의 비판에 대해 나는 동의하기 힘들다"라는 글을 냈다.
총선을 앞둔 2024년 1월에도 이 교수의 논조는 크게 다르지 않다. 그는 이 대표가 개혁신당에서 '65세 이상 지하철 무상 이용 폐지'를 공약한 뒤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으로부터 '이준석이 결혼 안 하고 애 안 키워봐서 세상 물정을 모른다'고 비판받자, "이런 게 정말 꼰대들의 막말"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이어 "(김 회장의 주장대로라면) 자식 없는 대통령도 국무총리도 세상 물정 모르겠다"며 "이런 논리라면 인생의 모든 경험을 안 해본 모든 사람은 세상 물정 모르는 철부지들이 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런 족적들이 모이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신당을 창당한 2024년 4·10 총선 정국이 두 사람이 정치적으로 결사(結社)할 적기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두 사람의 관계는 그리 가깝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두 사람이) 페이스북 메시지 정도만 주고받는 사이로 알고 있다. 또 이 대표가 카이스트도 잠시 다녔고, 이 교수가 이 대표 동기들의 교수이고 하니 간접적인 영향이 있지 않겠냐"면서도 "4·15 총선 때 비슷한 목소리를 내긴 했지만, 이 대표를 향해 비판도 많이 하셨고, 정치적 결사를 함께하는 그런 사이는 아니다"라고 했다. 이 대표에게 이 교수 영입을 추진할 의사가 있는지 물었다. 이 대표는 "아직 연락을 못 드렸다"고 했다. '연락을 곧 드려서 영입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해도 되겠냐'고 묻자, "그건 아니다"라고 했다. 이 교수의 생각도 물어봤다. 이 교수는 "어떠한 제안도 받은 적 없다"면서 과거에도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미래통합당으로부터 정계 입문을 요청받았지만, 고사했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먼저 "한국의 정치가 당원과 국민이 주인이 되는 민주적 정당 정치로 나아가야 하고, 지역주의 독점 정당이 아니라 새로운 세대들에게 희망을 주는 정책 대결의 정치를 갈망하고, 글로벌 시각과 디지털 역량을 갖춘 새로운 세대가 대한민국을 이끌어야 한다는 점에서 이 대표를 통해서 그런 정치 개혁의 희망의 단초를 보아오고 기대해왔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가 대표직에서 쫓겨나는 과정 또한 불의할 뿐만 아니라 윤 대통령의 실패의 길, 리더십의 한계를 노정한 것으로 인식해서 문제의식을 SNS 등을 통해 표해 왔다"면서도 "하지만 제가 어떤 제안을 받은 적도 없고, 어떤 정치적 역할을 추구한 사실도 없다"고 강조했다.
또 "저는 지난 총선과 다른 선거에 자유한국당과 그 후신인 미래통합당으로부터 정치 입문을 강하게 요청받은 적이 여러 번 있었지만, 정치는 제가 잘 할 수 있는 일도, 하고 싶은 일도 아니고 학자의 길을 벗어나지 않겠다는 뜻으로 고사했다"고 부연했다.
이 대표를 감싸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우연'이라고 했다. 그는 "제가 이 대표를 옹호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세상을 보는 시각, 데이터와 논리를 중시하는 경향 등이 이 대표와 우연히 공유하는 바가 있기 때문일 것"이라면서 "정치 개혁과 세대교체는 앞으로도 적극 지지할 것 같다"고 전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이 교수와 이 대표가 같은 목소리를 낸 건 2020년 4·15 총선 이후 강경 보수 진영 사이에서 제기된 '부정 선거' 의혹이 불거졌을 때부터다. 당시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이던 이 대표와 이 교수는 부정 선거 의혹이 허무맹랑한 주장이라는 데 목소리를 높였다. 이 때문에 두 사람은 강경 보수 지지자들로부터 "우익 사회에서 쫓아내야 한다"는 막말과 비난 세례를 함께 맞았다.
이어 이 대표의 '성 상납' 의혹이나,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간 텔레그램 문자로 촉발된 '내부 총질' 논란이 한창이던 2022년 8월 이 교수는 한 매체에 <이준석은 '윤석열 꼬붕' 아니다...차기를 노리는 웅대한 꿈의 '기린아'>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줄인 내용은 이렇다. "이 대표 옹호하다가 욕먹는 김에 한 발 더 나가보자. 이준석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윤 대통령 포함) 공통된 지적은 당 대표답지 않게 내부 총질했다는 것"이라며 "이준석은 그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애송이'가 아니다. 그는 '윤석열의 꼬붕'으로 윤석열의 자비와 낙점으로 국회의원 한번 하고자 하는 정치인이 아니다. 그는 보수당을 혁신하고 세대교체의 주역으로 자신의 힘으로 차기, 차차기를 노리는 웅대한 꿈을 갖고 있는 기린아다."
이뿐만 아니라, 이 교수는 사소한 이슈에서도 매번 이 대표를 적극 옹호했다. 그는 2023년 11월 이 대표가 당시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을 영어로 응대하거나, 여의도 한 식당에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설전을 벌여 '도덕성' 논란이 일었을 때도 "이 대표는 아직도 어리고 철없고 인성에 문제가 있는 철부지 정치인으로 낙인이 찍히고 있는 듯하다"며 "젊은 세대의 정치인의 직설적이고 감정을 노출하는 소통의 방식이 철없고 인격적 미성숙을 의미하고 인성에 문제가 있다는 식의 비판에 대해 나는 동의하기 힘들다"라는 글을 냈다.
총선을 앞둔 2024년 1월에도 이 교수의 논조는 크게 다르지 않다. 그는 이 대표가 개혁신당에서 '65세 이상 지하철 무상 이용 폐지'를 공약한 뒤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으로부터 '이준석이 결혼 안 하고 애 안 키워봐서 세상 물정을 모른다'고 비판받자, "이런 게 정말 꼰대들의 막말"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이어 "(김 회장의 주장대로라면) 자식 없는 대통령도 국무총리도 세상 물정 모르겠다"며 "이런 논리라면 인생의 모든 경험을 안 해본 모든 사람은 세상 물정 모르는 철부지들이 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런 족적들이 모이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신당을 창당한 2024년 4·10 총선 정국이 두 사람이 정치적으로 결사(結社)할 적기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두 사람의 관계는 그리 가깝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두 사람이) 페이스북 메시지 정도만 주고받는 사이로 알고 있다. 또 이 대표가 카이스트도 잠시 다녔고, 이 교수가 이 대표 동기들의 교수이고 하니 간접적인 영향이 있지 않겠냐"면서도 "4·15 총선 때 비슷한 목소리를 내긴 했지만, 이 대표를 향해 비판도 많이 하셨고, 정치적 결사를 함께하는 그런 사이는 아니다"라고 했다. 이 대표에게 이 교수 영입을 추진할 의사가 있는지 물었다. 이 대표는 "아직 연락을 못 드렸다"고 했다. '연락을 곧 드려서 영입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해도 되겠냐'고 묻자, "그건 아니다"라고 했다. 이 교수의 생각도 물어봤다. 이 교수는 "어떠한 제안도 받은 적 없다"면서 과거에도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미래통합당으로부터 정계 입문을 요청받았지만, 고사했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먼저 "한국의 정치가 당원과 국민이 주인이 되는 민주적 정당 정치로 나아가야 하고, 지역주의 독점 정당이 아니라 새로운 세대들에게 희망을 주는 정책 대결의 정치를 갈망하고, 글로벌 시각과 디지털 역량을 갖춘 새로운 세대가 대한민국을 이끌어야 한다는 점에서 이 대표를 통해서 그런 정치 개혁의 희망의 단초를 보아오고 기대해왔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가 대표직에서 쫓겨나는 과정 또한 불의할 뿐만 아니라 윤 대통령의 실패의 길, 리더십의 한계를 노정한 것으로 인식해서 문제의식을 SNS 등을 통해 표해 왔다"면서도 "하지만 제가 어떤 제안을 받은 적도 없고, 어떤 정치적 역할을 추구한 사실도 없다"고 강조했다.
또 "저는 지난 총선과 다른 선거에 자유한국당과 그 후신인 미래통합당으로부터 정치 입문을 강하게 요청받은 적이 여러 번 있었지만, 정치는 제가 잘 할 수 있는 일도, 하고 싶은 일도 아니고 학자의 길을 벗어나지 않겠다는 뜻으로 고사했다"고 부연했다.
이 대표를 감싸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우연'이라고 했다. 그는 "제가 이 대표를 옹호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세상을 보는 시각, 데이터와 논리를 중시하는 경향 등이 이 대표와 우연히 공유하는 바가 있기 때문일 것"이라면서 "정치 개혁과 세대교체는 앞으로도 적극 지지할 것 같다"고 전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