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값 인상 '주범'?…"우린 억울해" 배달앱 반박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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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주와 소비자가 5대 5 비율로 부담하던 배달비
최근 소비자 비율이 높아지면서 '체감 배달비' 상승
최근 소비자 비율이 높아지면서 '체감 배달비' 상승
치킨업계가 치킨 가격 급등의 한 요인으로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꼽자 배달앱 업계가 억울함을 호소하며 항변하고 나섰다.
최근 치킨 한 마리 배달시켜 먹는데 3만원에 육박할 정도로 가격이 껑충 뛰어오르자 소비자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치킨업계는 인건비, 육계 등 원·부자재 값 인상과 더불어 배달앱 수수료가 올라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배달앱 업계는 “배달비와 수수료는 지난 3년간 오른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런데 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배달비는 뛰었을까. 총 배달비 자체는 변하지 않았으나, 기존에 소비자와 업주가 반반 정도씩 부담하던 게 최근 소비자 부담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이란 설명이 뒤따랐다.
bhc가 제품 가격을 올린 것은 2021년 12월 이후 2년 만이다. 경쟁사인 BBQ는 작년 5월, 교촌치킨은 올해 4월 제품 가격을 올렸다. 여기에 bhc까지 가격 인상을 결정하면서 치킨 ‘빅3’의 가장 저렴한 메뉴인 프라이드 치킨값이 모두 2만원대에 진입했다. 정부가 식품·외식업계에 물가 안정을 강하게 압박하는 와중에도 치킨업계는 수익성 개선을 택했다. 급격한 가격 인상에 소비자 반발이 이어지자 치킨업체들은 닭고기, 소스류 등의 원재료 가격과 가스요금, 전기요금, 임차료 등 부대 비용이 동시에 증가해 어쩔 수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배달앱의 주문 중개 수수료와 배달대행 수수료 등 배달 비용이 높아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밀, 치즈, 설탕 등 파우더와 소스의 주재료도 2년 전보다 가격이 올랐다. bhc치킨은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본사의 비용 부담이 확대되자 가맹점에 대한 원부자재 공급가도 품목에 따라 평균 8.8% 올렸다.
반면 배달비와 수수료는 3년째 동결됐다. 배달의민족의 자체배달 서비스 '배민1'은 2021년 이후 수수료 6.8%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기본형 배달 서비스를 기준으로 하면 쿠팡이츠(9.8%)와 요기요(12.5%)도 변동이 없다. 배달비 역시 서비스 초기 시절 가격과 동일한 수준이다. 배민1은 6000원, 쿠팡이츠는 5400원이다.
통상 배달앱 업체들은 소비자가 배달 주문시 음식점 업주(배달료)와 소비자(배달팁)로부터 배달 중개료를 받는다. 배민1 사례를 보면 6000원(부가세 별도)의 배달비 내에서 업주가 고객 부담 배달팁을 직접 설정한다.
통상 음식점 업주와 소비자가 5대 5로 3000원씩 내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엔 업주들이 이 비율을 조정해 소비자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6000원의 배달비 가운데 소비자가 기존에는 3000원 정도 내던 배달팁이 4000~5000원대로 뛰었다고 보면 이해하기 쉽다. 치솟는 배달팁에 배달앱 이탈이 우려되면서 업체들은 소비자 이용료 부담을 낮추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배민은 한집배달 서비스인 ‘배민1’과 알뜰배달을 합친 ‘배민1플러스’를 선보였다. 기존에는 한집배달 시 총 6000원의 배달비 내에서 업주가 고객 부담 배달 팁을 직접 설정했다. 하지만 배민1플러스에 가입하면 한집배달도 주문금액, 배달 거리, 기상 상황, 주문시각 등에 따라 배달 팁이 자동 설정된다. 배민1플러스 업주는 한집·알뜰 배달비로 2500∼3000원(부가세 별도)만 부담하게 된다.
쿠팡이츠는 비슷한 위치의 주문건을 최대 2건까지 함께 진행해 배달비를 할인해주는 '세이브배달' 서비스를 적용하고 있다. 배달비 할인폭은 최대 1000원이다. 요기요도 배달비 반값을 내세운 구독제 서비스 '요기패스X'를 내놨다.
문진기 KB국민은행 창업전문위원은 "당장 수익성을 위해 배달 메뉴 가격을 올린다거나 배달팁을 높인다면 고객이 줄 수 있다"며 "결국 수익성 악화, 식당 매출 하락으로 이어진다"고 우려했다. 이어 "가격 차이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만큼 장기적으로 음식점 운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최근 치킨 한 마리 배달시켜 먹는데 3만원에 육박할 정도로 가격이 껑충 뛰어오르자 소비자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치킨업계는 인건비, 육계 등 원·부자재 값 인상과 더불어 배달앱 수수료가 올라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배달앱 업계는 “배달비와 수수료는 지난 3년간 오른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런데 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배달비는 뛰었을까. 총 배달비 자체는 변하지 않았으나, 기존에 소비자와 업주가 반반 정도씩 부담하던 게 최근 소비자 부담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이란 설명이 뒤따랐다.
치킨값 3만원 시대 '주범'은 누구?
업계에 따르면 bhc는 지난달 전국 매장에서 치킨 메뉴를 비롯한 85개 제품의 권장 소비자가격을 기존보다 500~3000원 올린다고 발표했다. 1만7000~1만8000원이던 치킨 메뉴는 2만~2만1000원으로 평균 12.4% 상향 조정됐다. ‘뿌링클’ ‘맛초킹’은 1만8000원에서 2만1000원으로 16.6% 오르고 ‘해바라기 후라이드’와 ‘골드킹’은 1만7000원에서 2만원으로 17.6% 인상됐다.bhc가 제품 가격을 올린 것은 2021년 12월 이후 2년 만이다. 경쟁사인 BBQ는 작년 5월, 교촌치킨은 올해 4월 제품 가격을 올렸다. 여기에 bhc까지 가격 인상을 결정하면서 치킨 ‘빅3’의 가장 저렴한 메뉴인 프라이드 치킨값이 모두 2만원대에 진입했다. 정부가 식품·외식업계에 물가 안정을 강하게 압박하는 와중에도 치킨업계는 수익성 개선을 택했다. 급격한 가격 인상에 소비자 반발이 이어지자 치킨업체들은 닭고기, 소스류 등의 원재료 가격과 가스요금, 전기요금, 임차료 등 부대 비용이 동시에 증가해 어쩔 수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배달앱의 주문 중개 수수료와 배달대행 수수료 등 배달 비용이 높아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배달앱 수수료는 3년째 동일"
실제 원재료 값은 상승세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치킨 브랜드에서 주로 사용하는 9~10호닭(냉장 기준)의 올해 평균 가격은 ㎏당 4408원으로 작년(4113원)보다 7.1%, 2021년(3340원)보다 31.9% 상승했다.밀, 치즈, 설탕 등 파우더와 소스의 주재료도 2년 전보다 가격이 올랐다. bhc치킨은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본사의 비용 부담이 확대되자 가맹점에 대한 원부자재 공급가도 품목에 따라 평균 8.8% 올렸다.
반면 배달비와 수수료는 3년째 동결됐다. 배달의민족의 자체배달 서비스 '배민1'은 2021년 이후 수수료 6.8%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기본형 배달 서비스를 기준으로 하면 쿠팡이츠(9.8%)와 요기요(12.5%)도 변동이 없다. 배달비 역시 서비스 초기 시절 가격과 동일한 수준이다. 배민1은 6000원, 쿠팡이츠는 5400원이다.
'배달팁'으로 소비자에 비용 전가
소비자들이 실질적으로 느낀 배달 물가 체감도가 크다는 지적에 대해선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이 배달팁(배달비)을 고객에게 부담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월세, 전기요금 등 가게를 유지하기 위한 부대비용이 늘고 프랜차이즈 본사에 지불해야 하는 원부자재 공급가도 증가하면서 비용 인상분을 배달팁에 반영, 소비자에게 전가했다는 것이다.통상 배달앱 업체들은 소비자가 배달 주문시 음식점 업주(배달료)와 소비자(배달팁)로부터 배달 중개료를 받는다. 배민1 사례를 보면 6000원(부가세 별도)의 배달비 내에서 업주가 고객 부담 배달팁을 직접 설정한다.
통상 음식점 업주와 소비자가 5대 5로 3000원씩 내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엔 업주들이 이 비율을 조정해 소비자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6000원의 배달비 가운데 소비자가 기존에는 3000원 정도 내던 배달팁이 4000~5000원대로 뛰었다고 보면 이해하기 쉽다. 치솟는 배달팁에 배달앱 이탈이 우려되면서 업체들은 소비자 이용료 부담을 낮추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배민은 한집배달 서비스인 ‘배민1’과 알뜰배달을 합친 ‘배민1플러스’를 선보였다. 기존에는 한집배달 시 총 6000원의 배달비 내에서 업주가 고객 부담 배달 팁을 직접 설정했다. 하지만 배민1플러스에 가입하면 한집배달도 주문금액, 배달 거리, 기상 상황, 주문시각 등에 따라 배달 팁이 자동 설정된다. 배민1플러스 업주는 한집·알뜰 배달비로 2500∼3000원(부가세 별도)만 부담하게 된다.
쿠팡이츠는 비슷한 위치의 주문건을 최대 2건까지 함께 진행해 배달비를 할인해주는 '세이브배달' 서비스를 적용하고 있다. 배달비 할인폭은 최대 1000원이다. 요기요도 배달비 반값을 내세운 구독제 서비스 '요기패스X'를 내놨다.
문진기 KB국민은행 창업전문위원은 "당장 수익성을 위해 배달 메뉴 가격을 올린다거나 배달팁을 높인다면 고객이 줄 수 있다"며 "결국 수익성 악화, 식당 매출 하락으로 이어진다"고 우려했다. 이어 "가격 차이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만큼 장기적으로 음식점 운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