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둔화하는 가운데 경제성장률이 예상치를 뛰어넘으면서 ‘골디락스’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에 힘입어 뉴욕증시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중이다.

26일 미 상무부는 12월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기 대비 2.6%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금융조사회사 팩트셋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에 부합했다. 2021년 2월 이후 최저치다. 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2022년 6월 7%로 최고점을 찍었다.

깜짝 성장에 물가 주춤…"美 경제 골디락스 진입"
미국 중앙은행(Fed)이 통화정책의 척도로 삼는 근원 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2.9%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망치(3.0%)를 밑돌았다.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자 미국 월가에서는 골디락스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골디락스란 과도한 물가 상승 없이 경제가 성장하는 상황을 뜻한다. 전날 발표된 지난해 4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3.3%로 시장 예상치(2.0%)를 크게 웃돌았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미국의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11월부터 올 1월까지 29% 상승했는데 1991년 후 두 달간 증가폭으로 가장 크다. 베스 앤 보비노 US뱅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정말 강력한 수치인데도 인플레이션이 나타나지 않는 골디락스 상태”라고 평가했다.

S&P500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0.53% 상승한 4894.16을 기록했다. 이는 2021년 11월 이후 가장 오랜 기간인 5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역할이 컸다. MS는 이날 애플에 이어 두 번째로 시가총액 3조달러를 돌파했다. MS는 전날보다 0.6% 오른 404.87달러로 장을 마쳤다. MS의 종가 기준 시총은 3조90억달러로, 3조20억달러인 애플을 제치고 시총 1위에 다시 올라섰다. MS는 인공지능(AI) 기술 혁명을 주도하면서 투자자의 주목을 받았다.

다만 일각에선 소비자 지출이 곧 냉각될 것이란 경고도 나왔다. WSJ에 따르면 JP모간체이스와 웰스파고 등 미국 4대 은행은 지난해 신용카드 소비 규모가 전년에 비해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JP모간에 따르면 지난해 신용카드 소비는 전년보다 9% 증가한 1조2000억달러를 기록했다. 웰스파고도 같은 기간 15% 늘었다. 카드 이용자들이 돈을 갚는 데 걸리는 기간은 더 길어졌다. 고객 미납 잔액의 경우 JP모간은 1년 전보다 14%,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전년보다 9% 증가했다.

제러미 바넘 JP모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콘퍼런스콜에서 “소비자들이 버는 것보다 더 쓰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