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보험협회, 2020·2023년 최상 A등급 평가…전기 정기검사 '합격'도
서천군 "지적사항 시정완료"…전문가 "완벽한 예방 힘들지만, 점검 강화해 위험 대비해야"
화마 삼킨 서천시장, 넉달전 소방점검서 "매우 양호" 판정
대형 화재로 큰 피해가 난 충남 서천특화시장이 불과 넉달 전에 실시된 소방점검에서 최상의 안전등급 판정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28일 행정안전부가 운영하는 '국가안전정보 통합공개시스템' 등에 따르면 서천시장은 작년 9월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이틀간 실시한 소방 점검에서 '매우 양호'를 의미하는 안전등급 'A'를 받았다.

매우 양호는 문제점이 없는 최상의 상태를 의미한다.

전통시장 안전등급은 최상위인 A부터 '심각한 결함으로 안전에 위험이 있어 즉각 사용을 금지해야 하는 상태'를 의미하는 최하위 E까지 다섯 등급으로 나뉜다.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정부와 지자체는 전통시장의 화재 예방을 위해 전기·가스·화재와 같은 시설물에 대한 점검을 한국화재보험협회 등 전문성을 보유한 기관에 위탁해 실시할 수 있다.

한국화재보험협회는 이전 점검인 2020년 5월에도 서천시장에 A 등급 판정을 내렸다.

지난해 6월 충남 서천군과 관할 소방서, 대한산업안전협회 등이 실시한 합동 안전 점검에서는 ▲ 철골 표면 부식 ▲ 화재 시 열로부터 구조물을 보호하기 위한 '내화 피복' 탈락 ▲ 철근 노출 ▲ 마감재 결함 등이 지적 사항에 올랐으나 조치가 완료된 것으로 기록됐다.

국가안전정보 통합공개시스템에는 한국전기안전공사 충남서부지사가 지난해 8월 실시한 서천시장 건물에 대한 전기 정기검사에서 '합격' 판정을 준 것으로 나온다.

이같은 점검 결과에도 서천시장이 대형 화재에 휩싸이고, 경찰·소방당국의 합동 감식결과 화재 원인으로 전기적 요인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앞서 진행된 각종 점검이 촘촘하게 이뤄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점검을 시행했던 한국화재보험협회 관계자는 "화재 자동화 탐지설비와 화재 발생 시 자동으로 소방관서에 연락해주는 시설 등이 시장에 설치됐고, 이것이 양호하게 작동하는 것도 확인해서 A 등급을 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점검에서 A등급이 나왔다고 해서 불이 날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것은 아니다"며 "점검 범위 내에서는 문제는 없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천군 관계자도 "이달 초에도 합동점검을 벌여 지적이 나온 부분에 대해서는 시정 조치를 다 했다"며 "당시 위험 소지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했다"고 해명했다.

소방 전문가들은 안전 점검만으로 화재를 예방할 수는 없지만, 만일에 있을지 모를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점검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점검으로 모든 안전을 보장받을 순 없다"면서 "건강검진처럼 잘못된 부분을 파악하고, 보완 사항을 찾아내 위험 요소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용재 경민대 소방행정학과 교수도 "미세한 화재 원인까지 점검을 통해 잡아내긴 어렵다"며 "점검 주기를 줄이고, 점검 수준을 높여 관련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나서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점검받는 사업주도 지적이 나온 사항에 경각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개선하려는 태도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화마 삼킨 서천시장, 넉달전 소방점검서 "매우 양호" 판정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