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효과에 유통가 '4분기 깜짝실적'…올해 개선은 미지수

"백화점·대형마트, 금리 내리면 올해 하반기 소비회복 기대"
면세점은 4분기 실적도 '실망'…"올해 2분기 개선 전망"

작년 4분기에 강추위와 연말 프로모션 효과 등으로 백화점과 대형마트들이 이익 개선에 성공한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새해 들어 소비 침체가 지속되면서 대형 유통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추세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올해 금리 인하 기조가 시작되면 올해 하반기께 소비가 살아나면서 유통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 백화점·대형마트, 4분기 '실적개선'…"올해 하반기 소비회복 기대"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신세계·이마트·현대백화점 등 대형 유통 기업들은 다음 달 둘째 주 설 연휴 이전에 작년 4분기와 연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작년 4분기 고객의 닫힌 지갑을 열고자 광군제·블랙프라이데이 등 '11월 쇼핑 대전'과 12월 성탄절·연말 프로모션을 대대적으로 진행했다.

유통가에선 4분기가 성수기로 꼽힌다.

연말에 소비가 몰리는 데다 작년에는 강추위가 닥쳐 패션·잡화 매출이 늘면서 4분기에 '깜짝실적' 청신호가 켜졌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 내 보고서를 낸 증권사 4곳의 컨센서스(실적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롯데쇼핑(이하 연결 기준)의 작년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3% 감소한 3조6천868억원, 영업이익은 107.14% 증가한 1천928억원으로 각각 추정됐다.

이는 백화점 부문 손익이 예상 대비 대폭 개선되고, 롯데마트와 슈퍼의 통합소싱 효과 덕으로 분석됐다.

롯데쇼핑의 작년 매출은 전년 대비 5.6% 감소한 14조6천97억원, 영업이익은 29.14% 증가한 4천987억원으로 각각 전망됐다.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2천140억원으로 2017년 이후 7년 만에 '흑자'로 전환한 것으로 예상됐다.

신세계는 증권사 9곳의 컨센서스를 집계한 결과 작년 4분기 매출은 21.49% 감소한 1조7천381억원, 영업이익은 27.5% 증가한 1천802억원으로 각각 전망됐다.

신세계백화점은 작년 10월 매출은 부진했으나 11월과 12월에 탄력을 받았다.

해외여행 증가로 명품 매출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패션·잡화·생활·식품이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의 작년 연간 매출액은 18.12% 감소한 6조3천970억원, 영업이익은 4.79% 줄어든 6천144억원으로 각각 추산됐다.

이마트는 증권사 6곳의 컨센서스 기준 작년 4분기 매출은 1.64% 증가한 7조5천965억원, 영업이익은 87.76% 늘어난 240억원으로 각각 예상됐다.

현대백화점도 작년 4분기 매출은 1조1천359억원으로 28.21%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930억원으로 35.59%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처럼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작년 4분기에 프로모션 효과 등으로 이익 개선에 성공했으나 올해 고금리·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면 불황의 그늘을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배송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백화점은 작년 4분기 프로모션 효과가 컸지만, 그 효과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급증한 해외 소비가 올해 진정되면서 국내 소비 여력이 다소 늘어나고 금리 인하가 이뤄지면 하반기에 소비 여력이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 면세점, 작년 4분기에도 '실적부진'…어둡고 긴 터널 언제 끝나나
면세점 업계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고 있다.

팬데믹 기간에는 매출이 반토막 나고 수백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작년 엔데믹(풍토병화한 감염병)으로 여행수요는 회복됐는데도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면세점은 작년 4분기에도 실적 회복 기대감을 채우지 못했다.

호텔신라는 작년 4분기 면세점 매출이 7천7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했다고 밝혔다.

영업손실도 297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다른 면세 업체 사정도 비슷하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신세계면세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의 작년 4분기 매출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1%, 44%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비상장사인 롯데면세점도 지난해 1∼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9.8% 감소했고, 4분기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증권가에서는 면세점 업계가 중국인 보따리상에 주던 송객수수료를 줄이면서 이들에게서 나오던 매출이 줄었고, 이 자리를 메워줄 중국인 단체관광객 유입이 예상보다 더딘 점을 실적 부진 요인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는 면세점 업체 실적 개선 시점을 올해 2분기로 보고 있다.

김명주·전예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하반기보다 늘어난 한중간 항공편 등을 고려하면, 나들이 수요가 늘어나는 2분기 전후로 중국인 그룹투어 회복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진단했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중국 소비 경기 부진과 위안화 약세로 구매력이 회복되지 못한 데다 면세점 선호도도 축소됐다"면서도 "중국 단체관광 재개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았지만 2분기부터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