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33조 날아갔다…'인텔 쇼크'에 반도체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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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붐'에 가려졌던 반도체 침체 고개 드나
엔비디아·TSMC 주가 치솟는데…
인텔 시총 하루 만에 250억불 증발
FT "퀄컴·AMD 실적 시장 가늠자"
엔비디아·TSMC 주가 치솟는데…
인텔 시총 하루 만에 250억불 증발
FT "퀄컴·AMD 실적 시장 가늠자"
‘인공지능(AI) 붐’에 가려져 있던 반도체 시장 침체가 서서히 들춰지고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인텔, 텍사스인스트루먼츠 등이 비관적 전망을 내놓은 가운데 이번 주 공개되는 퀄컴과 AMD의 실적이 산업 건전성의 가늠자로 작용할 거란 평가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7일(현지시간) “AI 칩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로 (주가가) 상승세를 탄 회사는 소수에 불과하다”고 짚었다. 대표적인 수혜 기업이 칩 제조사인 엔비디아와 관련 부품을 공급하는 TSMC, 슈퍼마이크로 등이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24% 가까이 올랐다. 지난 1년 새 세 배로 뛰었다. 슈퍼마이크로의 최근 1년 상승 폭은 557%에 달한다.
반면 PC 스마트폰 자동차 등에 쓰이는 산업용 반도체 제조사들의 상황은 암울하다. 인텔 주가는 지난 26일(현지시간) 11.91% 하락 마감했다. 2020년 7월 이후 약 3년 6개월 만에 최대 폭이다. 시가총액 250억달러(약 33조원)가 하루 만에 증발했다. ‘인텔 쇼크’가 반도체 산업 전반의 매도세를 촉발하면서 같은 날 퀄컴, AMD, 브로드컴, 엔비디아 등도 줄줄이 1~2% 동반 하락했다. 이 회사가 예상한 올해 1분기 매출 실적(122억~132억달러)이 시장 전망치 평균(145억달러)보다 최대 20억달러가량 낮았기 때문이다. 펫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핵심 사업인 PC와 서버 부문이 계절적 수요 감소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 역시 1분기 매출이 월가 기대치를 약 10% 밑돌 것이라고 알렸다. 업계에 따르면 TI는 최근 몇 개 분기 동안 고객사들로부터 잦은 주문 취소 요청을 받았다. 데이브 팔 TI 투자설명(IR) 책임자는 이 사실을 확인하면서 “고객들이 전반적인 재고 수준을 계속해서 재조정하고 있는 가운데 수요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용 반도체 제조사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도 1분기 매출이 시장 예상보다 11%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미국 상위 30개 반도체 회사를 추종하는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지난 12개월 동안 50% 넘게 올랐다. 그러나 이런 외형만으로 반도체 산업의 성장성을 담보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AI 칩 시장을 엔비디아가 독점하다시피 하면서 시장이 AI 관련 주가 아닌 엔비디아 관련 주만을 찾고 있어서다. 컨설팅 업체 D2D어드바이저리의 조나단 골드버그 설립자는 “AI 붐은 ‘데이터센터의 왕’이 인텔에서 엔비디아로 바뀌는 과정”이라고 평했다. 그는 “인텔은 왕좌에서 끌어내려졌고, 시장은 그 회사가 얼마나 더 나빠질지 지켜보고 있다”며 “반면 올해 매출이 최대 25% 증가할 것이라 자신한 TSMC부터 (주가가) 올들어 60% 넘게 오른 슈퍼마이크로까지 엔비디아와 관련된 모든 업체는 성공했다”고 부연했다.
시장은 오는 30, 31일 차례로 공개되는 AMD와 퀄컴의 실적에 주목하고 있다. AMD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최대 경쟁자로 꼽히며, 퀄컴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S24와 같은 ‘AI폰’ 시대 수혜가 점쳐지는 기업이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파이낸셜타임스는 27일(현지시간) “AI 칩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로 (주가가) 상승세를 탄 회사는 소수에 불과하다”고 짚었다. 대표적인 수혜 기업이 칩 제조사인 엔비디아와 관련 부품을 공급하는 TSMC, 슈퍼마이크로 등이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24% 가까이 올랐다. 지난 1년 새 세 배로 뛰었다. 슈퍼마이크로의 최근 1년 상승 폭은 557%에 달한다.
반면 PC 스마트폰 자동차 등에 쓰이는 산업용 반도체 제조사들의 상황은 암울하다. 인텔 주가는 지난 26일(현지시간) 11.91% 하락 마감했다. 2020년 7월 이후 약 3년 6개월 만에 최대 폭이다. 시가총액 250억달러(약 33조원)가 하루 만에 증발했다. ‘인텔 쇼크’가 반도체 산업 전반의 매도세를 촉발하면서 같은 날 퀄컴, AMD, 브로드컴, 엔비디아 등도 줄줄이 1~2% 동반 하락했다. 이 회사가 예상한 올해 1분기 매출 실적(122억~132억달러)이 시장 전망치 평균(145억달러)보다 최대 20억달러가량 낮았기 때문이다. 펫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핵심 사업인 PC와 서버 부문이 계절적 수요 감소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 역시 1분기 매출이 월가 기대치를 약 10% 밑돌 것이라고 알렸다. 업계에 따르면 TI는 최근 몇 개 분기 동안 고객사들로부터 잦은 주문 취소 요청을 받았다. 데이브 팔 TI 투자설명(IR) 책임자는 이 사실을 확인하면서 “고객들이 전반적인 재고 수준을 계속해서 재조정하고 있는 가운데 수요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용 반도체 제조사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도 1분기 매출이 시장 예상보다 11%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미국 상위 30개 반도체 회사를 추종하는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지난 12개월 동안 50% 넘게 올랐다. 그러나 이런 외형만으로 반도체 산업의 성장성을 담보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AI 칩 시장을 엔비디아가 독점하다시피 하면서 시장이 AI 관련 주가 아닌 엔비디아 관련 주만을 찾고 있어서다. 컨설팅 업체 D2D어드바이저리의 조나단 골드버그 설립자는 “AI 붐은 ‘데이터센터의 왕’이 인텔에서 엔비디아로 바뀌는 과정”이라고 평했다. 그는 “인텔은 왕좌에서 끌어내려졌고, 시장은 그 회사가 얼마나 더 나빠질지 지켜보고 있다”며 “반면 올해 매출이 최대 25% 증가할 것이라 자신한 TSMC부터 (주가가) 올들어 60% 넘게 오른 슈퍼마이크로까지 엔비디아와 관련된 모든 업체는 성공했다”고 부연했다.
시장은 오는 30, 31일 차례로 공개되는 AMD와 퀄컴의 실적에 주목하고 있다. AMD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최대 경쟁자로 꼽히며, 퀄컴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S24와 같은 ‘AI폰’ 시대 수혜가 점쳐지는 기업이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