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진출 국내 게임사 및 글로벌 게임사의 지난 25~26일 주가. 자료=블룸버그, 다올투자증권
유럽 진출 국내 게임사 및 글로벌 게임사의 지난 25~26일 주가. 자료=블룸버그, 다올투자증권
유럽연합(EU)에서 시작된 앱 스토어 수수료 인하 소식에도 국내 게임주가 반응하지 않고 있다. 증권가는 앱 스토어의 정책 변화 가능성이 이미 알려진 재료인 데다, 게임 섹터는 이익률보다 매출 성장성이 중요한 지표로 여겨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9일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은 지난 25일 유럽연합 지역 앱스토어 내 앱의 결제 수수료를 최대 20%까지만 부과하기로 결정했다"며 "애플이 제공하는 결제 시스템을 활용하지 않을 경우에는 17%만, 외부 링크를 통해 앱 밖에서의 결제를 유도하거나 앱 스토어 밖에서 iOS 앱을 다운로드하게 만들 경우 거의 수수료를 내지 않는 방식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애플의 기존 정책을 강도 높은 과징금 등으로 제재하는 디지털시장법(DMA)의 3월 시행이 정책 변화에 가장 크게 기여했다고 김 연구원은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이번 애플의 유럽 정책 변화가 전 세계로 확산할 예정이라고 봤다. 그는 "미국 대법원이 16일 판결을 통해 외부 결제를 허용하지 않은 앱 스통의 정책은 반경쟁적이라고 결정내렸기 때문에 미국에서도 관련 제도가 법제화하기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나라 방송통신위원회도 구글과 애플이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을 위반하는지 여부에 대해 각사 의견을 제출받는 등 규제 준비 절차에 나선 상태"라고 말했다.

앱 마켓 수수료는 콘텐츠사, 특히 2021년 구글 수수료 인하 혜택을 누리지 못한 게임사에게는 비중이 크면서도 통제하기 어려운 비용이었다. 때문에 약 10%포인트의 수수료 인하는 그만큼의 이익률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정책 변화 발표 이후 넷마블, 컴투스 등 이미 유럽에 진출한 게임사의 주가조차 유의미한 상승세를 보이지 못했다. 이에 대해 김 연구원은 "앱 스토어 정책 변화 가능성이 장기간 이어진 이슈인 데다, 게임 섹터는 안정적인 매출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이익률보다는 매출의 성장 가능성이 중요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