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대체하는 OTT…이용자 3명 중 1명 "코드커팅 고민"
집에서 보던 케이블TV, 인터넷TV(IPTV) 등 유료 방송을 해지하고 대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이용하는 ‘코드 커팅’이 현실화하고 있다. 유료 방송 이용자 3명 중 1명은 코드 커팅을 고민 중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유료 방송업계에선 OTT와의 제휴를 강화하는 등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동통신 전문 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최근 국내 19세 이상 유료 방송 이용자 2만545명을 대상으로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이들의 37%는 코드 커팅을 고려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IPTV·케이블TV와 같은 유료 방송 서비스를 앞으로도 계속 이용할 것 같습니까’라는 질문에 ‘계속 이용할지 고민이다’ 또는 ‘해지할 계획이다’라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이다.

방송 유형별로는 케이블TV 이용자 가운데 코드 커팅을 고려하는 사람의 비중이 41%로 IPTV 이용자(36%)보다 높았다. 성별 기준으로는 여성(39%)이 남성(36%)보다 높게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30대가 42%로 가장 높았고 20대와 40대(각 39%), 10대(38%)가 뒤를 이었다. 50대(34%)와 60대 이상(31%)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코드 커팅을 고려하는 이유는 ‘TV를 보는 일이 줄어서’(31%)와 ‘TV에 볼 만한 것이 별로 없어서’(30%)를 꼽은 사람이 많았다. ‘OTT로 충분해서’(27%)와 ‘요금이 부담돼서’(26%)도 주요 이유였다. 코드 커팅 의향이 가장 높은 30대는 ‘OTT로 충분해서’란 답변이 36%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TV 시청은 스마트폰, 게임, OTT 등 새로운 플랫폼과 콘텐츠가 등장하며 지속해서 감소하는 추세다. 조사에서 하루 TV 시청 시간은 평균 2.0시간으로 스마트폰 사용 시간(4.8시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TV 시청 시간의 28%는 OTT를 보는 데 할애하고 있었다. 가장 전통적인 TV 콘텐츠로 볼 수 있는 실시간 방송 시청 비율은 63%에 그쳤다.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IPTV 사업자는 OTT 시청자를 TV로 유인하기 위해 OTT 업체와의 제휴를 늘리고 있다. IPTV 내에서 여러 OTT 서비스를 한 번에 볼 수 있게 하고 인공지능(AI) 기반 큐레이션도 제공한다. OTT와 결합하면 요금을 깎아주기도 한다.

컨슈머인사이트 관계자는 “인터넷만 연결하면 OTT 시청이 가능한 스마트TV가 보편화하면서 OTT 위주의 시청자가 매달 요금을 납부하며 유료 방송을 유지할 이유가 줄어들었다”며 “제약 없이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골라 볼 수 있는 OTT의 물결을 당해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