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 정글러 '오너' 문현준 (제공=라이엇 게임즈)
T1 정글러 '오너' 문현준 (제공=라이엇 게임즈)
T1이 지난 28일 한화생명e스포츠를 상대로 2 대 0 완승을 거뒀다. 3승 1패로 한화생명과 공동 2위에 오르면서 2024 LCK(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3강 체제를 굳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리그 1위는 4승 0패를 기록 중인 젠지 e스포츠다. 이전까지 전승으로 질주하던 한화생명의 ‘무패 전차’는 멈추게 됐다. T1이 한화생명을 멈춰 세운 핵심 전략은 ‘피넛’ 한왕호의 손발을 묶는 것이었다.

T1은 1세트부터 노골적으로 ‘피넛 봉쇄’ 작전을 펼쳤다. 1세트 밴픽 단계에서 마오카이, 바이, 세주아니를 자르며 정글 챔피언에 3개의 금지 카드를 투자했다. 현재 LCK에서 가장 픽률이 높은 주류 픽이자 한왕호가 선호하는 카드를 자르면서 영향력을 줄이겠다는 포석이었다. 한왕호는 현재까지 마오카이 77.4%, 바이 78.8%, 세주아니 63.8%로 높은 승률을 보이고 있다. 선호하는 카드가 사라진 한왕호는 차선책으로 뽀삐를 택했다. 뽀삐 역시 76.9%의 높은 승률을 가진 한왕호의 무기다. 하지만 마오카이, 바이, 세주아니에 비해 확실한 이니쉬에이팅 기술이 부족한 만큼 역할이 제한되며 0킬 1데스 5어시스트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한화생명e스포츠 정글러 '피넛' 한왕호 (제공=라이엇 게임즈)
한화생명e스포츠 정글러 '피넛' 한왕호 (제공=라이엇 게임즈)
2세트 역시 T1은 비슷한 방향성을 유지했다. 마오카이와 세주아니를 가장 먼저 잘라냈다. 한왕호는 살아남은 바이를 택했지만 이는 T1의 덫이었다. T1은 렐과 바루스를 택하며 몸으로 들어오는 바이를 카운터치는 조합을 완성 지었다. 거기에 요네를 선택한 ‘제우스’ 최우제와 오리아나를 고른 ‘페이커’ 이상혁의 슈퍼 플레이가 더해지며 경기 시간 28분 만에 T1이 승리를 거뒀다.

한화생명을 상대로 승리한 T1은 개막전 젠지전 패배 이후 3연승을 기록하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이번 주차 상대적으로 약 팀인 DRX와 OK저축은행 브리온을 만나기 때문에 연승 행진도 기대해 볼 만하다. 이상혁의 개인 기록 달성도 눈앞이다. 이상혁은 현재까지 LCK 기준 890경기(세트 기준)에 출전해 598승 292패를 기록 중이다. 이 과정에서 2991킬을 달성했다. 이번 주 연승을 이어간다면 통산 600승과 3000킬 고지에 오를 전망이다.

한편 T1에게 패한 한화생명은 금요일에 디플러스 기아를 상대로 경기를 펼친다. 디플 기아에게 패할 경우 중위권으로 밀려날 수 있는 만큼 물러날 수 없는 대결이다. T1과 대결로 ‘피넛 봉쇄’라는 파훼법이 공개된 만큼 한화생명이 이에 어떻게 대비해올지가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