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부자'가 되고 싶은 아이를 위한 뮤지컬 '내 친구 워런 버핏'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자신이 가진 자산의 99%를 기부하겠다고 약속한 '기부왕'이다.

뮤지컬 '내 친구 워런 버핏'은 그가 베푸는 삶을 살게 된 이유를 이야기한다. 워런 버핏의 어린 시절을 통해 돈의 가치에 대한 교훈을 전하는 어린이 뮤지컬이다. 2023년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으로 선정됐다.

어린 워런 버핏은 콜라를 팔아 돈을 모으다가 토니를 만난다. 단짝 친구가 된 둘은 함께 장사를 시작한다. 아버지로부터 주식에 대해 배우고 많은 돈을 벌게 되지만 버핏은 아파 쓰러진다. 그 과정에서 그는 돈을 가치 있게 써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고 우정과 나눔의 중요성을 배운다.
'착한 부자'가 되고 싶은 아이를 위한 뮤지컬 '내 친구 워런 버핏'
어린 관객을 고려한 고민이 느껴진다. 작은 무대지만 골프장, 증권거래소, 도서관 등 무대 배경이 다채롭고 완성도도 높다. 투자, 소비, 저축과 같이 어린 관객에게 조금 어려울 수 있는 개념도 노래와 율동을 통해 친절히 설명한다. 어린이들이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기본적인 개념을 소개하기에는 충분하다고 느껴진다. 공을 던져주고, 농구 게임에 참여시키는 등 어린 관객들의 관심을 사로잡을 아기자기한 이벤트도 이어진다.

특히 가짜 돈을 활용해 관객들을 참여시킨 아이디어가 흥미롭다. 이 공연은 입장 시 티켓과 함께 가짜 1달러 지폐를 나눠준다. 극 중에서 등장인물을 도와주면 1달러를 주기도 하고, 그 돈으로 팝콘을 살 수도 있다. 객석은 손을 쭉 뻗고 참여하겠다고 외치는 아이들의 목소리로 시끌벅적하다.
'착한 부자'가 되고 싶은 아이를 위한 뮤지컬 '내 친구 워런 버핏'
'나눔의 중요성'이라는 메시지가 특히 눈에 띈다. 극 중 굶주리는 한 소녀를 도와주자며 배우들이 아이들에게 기부를 요청한다. 어린이들이 앞다퉈 자기가 가진 가짜 돈을 주겠다고 나섰다. ‘베푸는 삶’을 아이들이 몸소 체험할 수 있게 한 점이 인상적이다.

경제 교육이라는 생소한 주제를 잘 녹여낸 참신한 작품이다. 아기자기한 이벤트 덕분에 어린 관객도 연극에 직접 참여하면서 즐길 수 있다. 어린 자녀나 학생에게 나눔의 자세를 가르쳐주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공연은 2월18일까지 종로 아이들극장에서 열린다.

구교범 기자 gugyobeo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