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운용 'KODEX' 순자산 50조원 돌파
삼성자산운용의 상장지수펀드(ETF) 브랜드인 ‘KODEX’가 처음으로 순자산 규모 50조원을 돌파했다. 삼성운용은 2002년 ‘KODEX200’을 상장한 이후 줄곧 국내 ETF 시장 1위를 지켜왔다. 하지만 최근엔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후발주자들의 거센 추격을 받는 중이다.

3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KODEX ETF의 전체 순자산은 50조2752억원으로 집계됐다. 현재 삼성운용은 KODEX ETF를 180개를 운용하고 있다.

국내 전체 ETF시장 규모는 순자산 기준 124조3681억원이다. 업계 1위인 삼성운용은 점유율 40.42%를 차지하고 있다. 2위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의 순자산은 46조981억원이며 점유율은 37.06%다.

삼성자산운용의 점유율은 2020년 말까지만 해도 50%를 웃돌았다. 하지만 ETF 시장이 120조원대로 커지고 후발주자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하면서 점유율이 하락했다. 특정 테마나 산업에 집중하는 테마형 ETF로 점유율을 확대한 미래에셋운용은 삼성운용과 점유율 차이를 3%포인트 안팎까지 줄였다. KB자산운용(7.97%), 한국투자신탁운용(5.22%) 등 중위권 자산운용사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1위 수성을 위해 삼성운용은 상무급 인사가 맡았던 ETF사업부문장을 부사장급으로 격상하고 삼성생명 출신인 하지원 부사장을 배치했다. 또 성장 테마형, 월배당형, 만기매칭형, 해외 섹터형 등 다양한 유형으로 상품군을 확대했다.

삼성운용은 순자산 40조원 돌파 후 출시한 신상품 18개 중 AI반도체, 2차전지, 은행채 등 7개 ETF가 순자산 1000억원 이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하 부사장은 “다양한 유형의 상품들을 꾸준히 개발해 KODEX ETF만으로 연금 투자 포트폴리오를 짤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조(兆) 단위 뭉칫돈이 몰리는 금리형 ETF가 점유율 경쟁의 핵심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2020년 상장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CD금리투자KIS’는 전체 ETF 순자산총액 1위로 삼성자산운용을 앞서고 있다. ‘TIGER CD금리투자KIS’와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의 순자산은 각각 7조2659억원, 6조8901억원 수준이다. 업계 3위 KB자산운용도 1분기 상장을 목표로 금리형 ETF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지효 기자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