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생산·불량률 대폭 개선"…유망 '반도체·2차전지 장비株'로 떠오른 신성이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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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이엔지 용인사업장 직접 가보니
반도체 클린룸부터 2차전지 드라이룸 생산까지

주가 2배 넘게 빠져도 영업익 10배 급증
2차전지 드라이룸 매출 인식, 반도체 업황 회복 등
스마트공장으로 생산성 높여…내년 1兆 매출 전망도
박덕준 신성이엔지 용인사업장공장장(이사)이 지난 26일 용인사업장 클린룸·드라이룸 스마트화 공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류은혁 기자
박덕준 신성이엔지 용인사업장공장장(이사)이 지난 26일 용인사업장 클린룸·드라이룸 스마트화 공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류은혁 기자
"올해 반도체와 2차전지 분야의 설비 투자가 늘어남에 따라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입니다."

신성이엔지의 용인사업장 박덕준 공장장(이사)은 지난 26일 한국경제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용인사업장에서 국내 주요 반도체 공장부터 해외 2차전지 생산기지에 사용되는 클린·드라이룸이 생산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계획과 함께 첨단 산업의 거점으로 급부상한 경기도 용인 지역엔 반도체 클린룸과 2차전지 드라이룸 장비를 만드는 신성이엔지 용인사업장이 자리잡고 있다.

1977년 설립된 신성이엔지는 국내 최초로 클린룸 핵심 장비인 FFU(Fan Filter Unit)를 국산화하며 반도체 산업 발전에 기여해온 기업으로, 전 세계 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사업 영역을 2차전지 드라이룸까지 확대하는 등 반도체와 2차전지 장비주로도 불린다. 클린룸은 오염 관리에 중점을 두고 드라이룸은 습도 관리가 관건이다.

2021년 반도체 업황을 호황일 때 3000원을 웃돌던 주가는 최근 몇 년간 반도체 업황 침체로 주당 19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주가가 2배 가까이 하락할 때 실적은 오히려 대폭 늘었다. 2021년 연결 기준 4524억원을 기록했던 매출액은 다음 해 6641억원으로 46%가량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24억원에서 210억원으로 10배 가까이 늘었다. 호황을 맞은 2차전지의 드라이룸 매출이 실적을 이끌었다.

실적 개선으로 주가 부양…후계 승계도 마무리

시장에선 신성이엔지 매출액이 내년부터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본다. 지난해 수주한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의 말레이시아 공장 클린룸 설비 매출을 비롯해 미국의 SK온 조지아공장, LG에너지솔루션 미시건 공장의 드라이룸 매출이 올해부터 본격 인식될 전망이다.

박 이사는 "이달 이사회를 통해 스페인 해외 법인을 설립하는 등 해외 법인이 각 대륙에 걸쳐 10곳이 넘는다"면서 "해외 법인들은 2차전지 공장에 공급될 드라이룸 공사나 수주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반도체 업황 회복까지 이뤄진다면 본격 성장 궤도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신성이엔지는 주력 고객사인 삼성전자는 현재 평택 캠퍼스에 반도체 팹(FAB) 제5라인 증설 공장(P5)을 건설하고 있다.
박덕준 신성이엔지 용인사업장공장장(이사)이 지난 26일 용인사업장 클린룸·드라이룸 스마트화 공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류은혁 기자
박덕준 신성이엔지 용인사업장공장장(이사)이 지난 26일 용인사업장 클린룸·드라이룸 스마트화 공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류은혁 기자
실적 개선을 통한 주가 부양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박 이사는 "올해 반도체와 2차전지를 중심으로 한 클린·드라이룸 분야의 고른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면서 "다량의 주문이 들어오더라도 심혈을 기울여 지은 용인 스마트공장에선 8시간 기준 650대의 FFU 생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신성이엔지의 후계 승계도 마무리 단계란 분석이 나온다. 창업주인 이완근 회장이 현재 자녀인 이지선 대표에게 지분 일부를 증여한 상황이다. 최대주주도 이 회장에서 이지선 대표(지분율 8.11%)로 변경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이 회장의 지분율(7.15%)로 2대주주로 있다.

일각에서 나오는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단 지적과 관련해선 향후 최대주주 측이 지분을 확대할 방침이다. 박 이사는 "(최대주주 측에서) 현재는 추가 증여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향후 책임 경영을 위해선 중장기적으로 지분확보 등을 수립해나갈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스마트화에 이어 에너지 제로…공정불량률 98% 감소

신성이엔지의 용인사업장은 첨단 설비가 구비된 스마트공장이다. 공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전산센터 서버로 실시간 연동해 수집 및 관리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품질과 생산설비를 분석하는 인공지능(AI) 모델을 자체 개발했다. 신성이엔지는 성균관대학교와 AI 솔루션 연구센터를 개관하는 등 AI기술과 관련한 임직원들의 석사 과정도 지원한다.

AI 등을 용인사업장 클린룸 공정에 적용한 결과 데이터에 의한 제품 품질 불량 판정으로 제품 품질이 균일해지고, 품질검사 담당자의 편차도 줄어들었다. 공정불량률도 기존 1만5195ppm에서 200ppm으로 98% 감소했다.
신성이엔지 용인사업장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 /사진=류은혁 기자
신성이엔지 용인사업장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 /사진=류은혁 기자
신성이엔지의 용인사업장은 에너지 제로공장으로도 불린다. 앞마당과 옥상에 빼곡히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있다. 여기에 에너지저장장치(ESS)도 갖추고 있어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팔기도 한다. 용인사업장 자체를 비즈니스모델로도 운영하고 있다. 스마트화와 에너지 제로를 구현한 용인 공장을 외부인들에게 보여주고 관심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컨설팅해주고 있다.

박 이사는 "태양광 발전으로 용인사업장의 40%의 전기를 충당, 추가로 생산되는 전기는 한국전력에 판매하고 있다"면서 "자율이동로봇(AMR)도 조만간에 용인사업장에 도입, 공장 내 이동, 운반 작업을 자동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