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홀딩스가 회삿돈으로 전·현직 회장 등을 위해 호화 별장을 매입·운영한 것에 대해 경찰이 내사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 별장을 사외이사들이 이용했는지도 확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조사 중인 범위가 포스코 사내외 이사의 ‘호화 출장’에 이어 호화 별장으로 확대된 것이다.

▶본지 1월 22일자 A1, 4면 참조

30일 철강업계와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포스코홀딩스에 다음주까지 호화 별장 구입 시기와 목적, 별장 이용자 내역 등이 담긴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경찰은 포스코홀딩스가 극소수 임원만 쓸 수 있는 별장을 구입하고 회삿돈으로 재산세를 냈다는 점에서 경영진에 업무상 배임 가능성을 물을 수 있는지 따져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홀딩스는 2018년 7월 법인 명의로 ‘알펜시아 에스테이트’를 매입했다. 한 채에 40억원이 넘는 387.65㎡(약 172평)짜리 복층 별장이다. 일반 직원은 사용할 수 없는 독채 별장으로 대부분 전·현직 회장 등이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외이사들이 해당 별장을 이용했는지도 들여다볼 것으로 알려졌다.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를 점검하기 위해서다. 한 대형 로펌 변호사는 “사외이사들이 차기 포스코홀딩스 회장을 선출하는 후보추천위원회 위원을 겸임하는 점을 감안하면 대가성이 인정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들에 대한 소환 조사는 설 연휴 이후인 다음달 중순부터 이뤄질 전망이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해당 시설은 사외이사가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추후 경찰 조사에 성실히 응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내외 이사들이 함께한 작년 8월 ‘캐나다 이사회’와 아르헨티나 출장, 중국 이사회 등에 대한 보완 자료도 요청했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 측이 제출한 자료가 부실해 경찰에서 다시 요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을 비롯한 이사회 멤버들은 작년 8월 캐나다에서 열린 5박7일 일정의 ‘해외 이사회’에서 6억8000만원을 썼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